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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9.18 [13:37]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14)]기독문화는 철두철미하게 성서를 중심으로
박영 화가(홍대 미대 서양학과, 프랑스 유학, 크리스천정신문화연구원장)
 
박영

 

시골에 살면서 <소로우 일기>, <타르코프스키 순교 일기>, <카잘스의 인생>을 읽으면서 내밀한 공감을 한 적이 있다. 시대야 조금씩 배경이 다르기는 하지만 공통점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가치를 부여한 만큼 광적인 열심을 갖고 산 점이다.

세 분 모두가 생을 최선을 다해 살았으므로 후회 같은 것은 없는 듯 하다. 생각해 보면 신이 내게 주신 하나뿐인 생명을 가지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성실하게 살아가는 일처럼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어떻게 그들이 생의 의미를 그토록 생동감 있게 살 수 있었을까? 또한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순간 순간에 의미를 다해 살아갈 수 있었을까?

문득 <선가귀감>에 나온 글이 떠오른다.

▲ 박영 화백의 작품     © 뉴스파워

  

공부는 거문고 줄을 고르듯이 하여 팽팽하고 느슨함이 알맞아야 한다. 너무 애쓰면 집착하기 쉽고 잊어버리면 무명에 떨어지게 된다. 성실하고 역력하게 하면서도 차근차근 끊임없이 해야 한다.

 

회갑을 지나면서 무엇을 하든 그것이 이 역사와 시대 앞에 참으로 가치 있고 쓸모 있는 일인가를 생각해 본다. 설사 그 일로 인해 손해를 보고, 또 어려움이 온다 할지라도 기도하면서 옳다고 판단을 내리면 기필코 이루고야 말겠다는 정신을 갖게 된다. 물론 창조를 기본으로 하는 예술 행위는 그런 의미로 볼 때 늘 죽음과 맞바꾸는 고통이 따르게 된다, 문제는 우리네 인생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점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을 잠깐 빌리자면,

 

"만일 당신이 작가라면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각오로 글을 써야 한다. 실제로 남은 시간은 길어 봤자 얼마 되지 않는다. 너의 영혼에게 맡겨진 순간 순간을 잘 활용하라. 영감의 잔을 최후의 한 방울까지 비워라. 영감의 잔을 비우는 그런 일에서는 어떤 지나침이 있을까 하고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는 세월이 가고 나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은퇴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죽기 시작한다는 것을 뜻한다. 일을 하며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가치 있는 것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일하는 것은 늙음을 밀어내는 가장 좋은 처방이다. 날마다 거듭 태어나며 날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이 시대의 불모지 그 어디엔가 샘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갖게 한다.

 

▲ 박영 화백의 아뜰리에     ©뉴스파워

예술이고 철학이고 따지기 전에 우린 먼저 종교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며 진정으로 인간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감각적이고 한탕주의식이며 무조건 돈 벌어 즐기는 식으로 가고 있지만 정말 두 눈 똑바로 뜨고 책을 읽고, 마음을 닦으며 창조주의 뜻을 헤아려 뭔가 사람으로 태어난 몫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는 돈을 벌어 이 시대를 정복할 것이 아니라 그저 겸허한 마음으로 타인을 섬기고 어두운 시대의 골목 골목을 등불 들고 방문할 일이다. 어떻게 보면 기독교는 독선과 아집은 강하지만 정말 사람을 섬기고 받드는 데는 인색하기 이를데 없는... 비록 세속 사가 구린내 나고 무식이 통통 튀기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이 있으니까 그대로 인정하며 살 일이다.

사실 이 시대는 기독교인 중에서도 참되고 성실하며 정말 인간다운 사람을 원하고 있다. 그러니까 운운하며 문화라고 예수님을 앞세워 자기 잇속이나 차리자는 식은 사실 무신론자보다 더 욕된 것이다. 돈을 돈다면 그 돈을 어디에다 쓰며 그 방법은 선한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 가나안 입성도 중요하지만 가는 도중 광야생활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남의 일기를 읽다 보니 은근히 심술이 난다. 그건 어쩌면 생을 살아가는 그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노래를 하든 연극을 하든, 그림을 그리든 자신의 생을 즐겁고 유쾌하게 가꿔갈 일이다. 특히 기독교 문화운동은 개인의 삶이 훌륭학 인격적인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오히려 비웃음만 사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탁월하게 무슨 일을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언제나 모든 생활 속에서 예수님의 인품과 남을 섬기는 마음이 깃들이어야 한다.

사실 이 시대의 문화운동은 군사문화에서 비롯된 획일화 된 정신을 다양하게 꾸려나가자는 의도도 있겠지만 80년대 민중운동을 주도했던 건실한 젊은이들이 성숙함에 따라 문화운동으로 그 돌파구를 뚫었던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일이다. 당연히 그 분들은 치밀하고 영리하며 현실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대처할 능력이 있는 분들이다.

그러나 기독문화는 철두철미하게 성서를 중심으로 사회속에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지 자신을 드러내고, 이론을 정당화 시키고 자신의 뜻을 고집하자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운동은 성령운동이요, 모든 예술 행위도 철두철미하게 성서적 견지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독문화 운동이 만약에 세상 문화 베끼기 식이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돈이나 벌자는 식이라면 아예 방향을 바꿔 철저하게 세속적으로 잠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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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26 [09:44]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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