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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4.11 [07:44]
[오피니언]통일운동은 교회갱신운동이다
주도홍/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총신대학교 평화통일개발대학원 초빙교수, 전 백석대 부총장
 
주도홍

 

저는 독일통일에 있어서 독일교회의 역할에 대해 두 권의 책을 썼습니다. 통일 전후 독일교회가 어떠했는지를 1차 자료를 찾아 역사적으로 그렸습니다. 분단을 극복하는 통일에서 교회가 분명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힘있게 외쳤습니다. 동독을 말없이 섬겼던 서독교회의 디아코니아 재단(Das Diakonische Werk)을 통한 활약을 한국교회가 배우기를 원했습니다. 서독교회의 동독을 향한 섬김은 은근했고, 한 번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공산당을 망하게 해야지 무슨 섬김이냐는 반대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서독교회는 분명한 성경적 근거를 가지고 묵묵히 가난한 형제를 섬겼습니다. 어려운 그들의 이웃이 되어 곁에 있었습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그 여인 곁에 있었던 주님처럼 말입니다.

▲ 주도홍 교수     ©김준수



서독교회는 동독을 섬길 때 복음에 근거한 봉사의 원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유대관계(Die besondere Gemeinschaft)를 가지고 섬김의 신학(Die diakonische Theologie)을 실천했습니다. 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대속물로 내어주기까지 죄인을 섬기신 주님의 십자가 복음에 확고히 선 신학입니다. 그 어떤 조건이 이 섬김의 사랑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서독교회는 결단코 이념이 복음을 넘어설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서독교회의 동독 지원은 복음의 원리에 서서 가난한 자, 병든 자를 돕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서독교회는 이 사랑을 동서 분단 내내 한 번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교회는 이념에, 정권에, 동서의 정치적 냉전 상황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1989년 10월 이 사실에 대해 디아코니아재단 책임자 K.H. 노이캄 목사에게 물었습니다. 그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고, 명료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 안에 있을 때 디아코니아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복음의 능력으로 살아가고 그 능력의 교회에 지체된 여자들과 남자들이 살아 활동하는 그 현장에서 말입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독일통일이 ‘조용한 개신교혁명’이었냐고 궁금해 합니다. 그러면서 독일교회가 정치적이었고, 이념적이었고, 사회참여적이었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럼 제가 반문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디아코니아가 뭐죠? 과연 그럴 때 성령의 역사로 인한 디아코니아(섬김)가 일어날 수 있을까요? 교회가 적당히 이념적이고, 적당히 정파적이고, 적당히 물질주의적이고, 적당히 세속적이고, 적당히 정치적일 때, 다르게는 적당히 복음적일 때 성령께서 역사할 수 있을까요? 과연 2천 년 교회사에서 교회가 대충 적당히 살고, 좌우 갈지자로 걸으면서 위대한 하나님의 일이 일어났을까요? 루터의 종교개혁이, 독일 경건주의가, ‘독일 구세주’라는 히틀러 나치를 대항한 독일 고백교회의 순교적 저항이 가능했을까요? 순교자이자 스위스 종교개혁자 츠빙글리와 칼빈의 제네바 종교개혁이 아름다운 결실을 가져올 수 있었을까요? 분단 시절 서독교회의 디아코니아가 적당히 정치적이고, 적당히 인도주의였기에 가능했을까요? 2004년 할레-비텐베르크대학교 교수 E. 빈클러는 서독교회의 역사적 디아코니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디아코니아는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응답으로 돕는 행위이며, 디아코니아는 예수를 통해 세상에 오신 성령의 열매다. 이러한 성령의 도움 없이도 남을 돕는 선한 사회사업은 있지만, 디아코니아는 없다.”

서독교회의 동독을 향한 섬김은 디아코니아였지 사회사업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인도주의에 입각한 사회사업을 교회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요? 강한 반대가 있고, 빨갱이라는 비난이 홍수처럼 넘쳐나는데, 그 일이 어떻게 중단되지 않고 가능할 수 있을까요? 성령의 역사로 일하는 주의 종들이 아니고서 어떻게 북한을 돕는 한국교회의 사역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기독교 대북사업이 어떻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헝클어지는데, 어떻게 중단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확실한 것은 성경적 디아코니아는 성령의 역사로, 성령의 은사로만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독일교회가 한국교회에게 확실히 말합니다. 그러니 한국교회가 철저히 복음에 서지 않고선 북한을 위한 사회사업만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한 일은 하나님과는 무관할 수 있습니다. 주의 몸 된 교회가 세상이 놀라는 ‘조용한 개신교혁명’ 독일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입니다. 한국교회가 분단을 극복하는 남북통일에 조그만 역할이라도 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복음에 굳건히 서는 회개와 개혁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기에 통일운동은 교회개혁운동입니다.


75년 동안 둘이 원수 되어 총칼로 싸우고 있는데, 아니 남남(南南)이 또한 죽도록 싸우는데, 그 둘을 하나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쪽만 회개하고 변하면 될까요? 양편이 함께 새로워지고 변해야 할까요?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적당히 복음적이어서는 이 악한 세상에서 할 일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성령의 새 술에 취해야 비로소 하나님의 큰일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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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4 [11:20]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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