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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5.29 [16:18]
[4.15 총선 설교]삼천리에 평화가
김종훈 감독(월곡교회 원로목사)-교회협 4.15총선 설교문
 
김종훈

 

본문 : 이사야 51-4

 

▲ 전남도 숲속의 전남 만들기 8월의 나무‘무궁화’(사진제공 = 전남도)     ©뉴스파으]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새봄과 함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철이 다가왔습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첫 총선을 치룬 후 헌법을 만들고 정부를 수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무 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역사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세계 최빈국이 이젠 10대 경제대국으로 번영하였고, 오랜 독재로부터 민주화를 이룬 모범국가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러나 6,25 한국전쟁을 치룬 지 70년이 넘도록 아직도 남과 북은 분단된 채 화해의 길은 아득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는 자주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평화를 원하지만 만성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지역갈등과 세대갈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합니다.

 

선거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국민적 희망을 실현하려는 기회입니다. 누가, 어느 정당이 더 정의롭고, 평화를 위해 일하며, 우리 민족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선거는 국민의 심판이라고 합니다. 지난 4년 동안 누가 더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일했는가를 따지고, 앞으로 누가 더 국민의 희망을 이루어 갈 지 정당과 후보자를 향해 물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택을 받는 일이니 심판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뜻과 소망을 듣기를 원합니다.

본문에서 선지자 이사야는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기름진 산에 포도원을 조성하고 좋은 포도나무를 심은 농부의 심정을 설명하면서, 그 기대가 어떻게 절망으로 바뀌었는가를 토로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좋겠냐면서 바른 판단과 대책을 구하는 것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큰 희망을 내다보면서 기름진 땅에 포도원을 조성했습니다. 워낙 토양이 좋고 양지바른 땅이기에 기대가 컸습니다. 농부는 땅을 파서 돌을 고르고, 최고의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게다가 들짐승으로부터 포도원을 보호하려고 망대를 세우고, 포도주를 짤 술틀도 갖추었습니다. 좋은 장소, 넉넉한 투자, 최고의 정성 등 모든 것이 완벽하였습니다.

그런데 최선을 다한 결과와 달리, 포도원에 맺힌 것은 좋은 포도가 아니라 들포도였습니다. 농사지은 주인의 기대와 노동의 보람도 없이 들포도가 맺히고 만 것입니다. 온갖 정성을 들인 주인에게는 너무 충격적입니다. 포도원을 가꾼 주인은 속이 상하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더 이상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탄식하며 어찌됨인고라고 묻습니다.

이런 믿기 어려운 결과를 바라보면서 포도원 주인은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을 불러 이 일의 증인이 되어줄 것을 요청합니다.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들아 구하노니 이제 나와 내 포도원 사이에서 사리를 판단하라”(3).

 

여기에서 사랑하는 자는 포도원 주인인 하나님이고, ‘포도원은 이스라엘과 유다 민족을 가리킵니다. 선지자가 포도원 비유를 통해 말하려는 것은 이스라엘과 유다의 운명에 대해서입니다. 아름다운 포도원이 황폐하게 되어 돌무더기가 쌓이고, 찔레와 가시덤불로 뒤 덮인, 민족의 현실을 고발하는 것입니다.

 

이사야가 부른 포도원의 노래는 단순한 농사보고서가 아닙니다. 선지자의 입을 통해 포도원 비유를 말씀하심으로써 하나님을 배신한 민족, 불순종한 백성, 공평과 정의를 잃은 사회를 향해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도원의 주인은 좋은 포도 대신 들포도를 결실한 결과에 대해 크게 실망한 나머지, 더 이상 포도원을 위해 할 일이 없다면서 분노합니다. 농부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주인은 마침내 포도원의 울타리를 걷어 내고, 담을 헐어 버리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을 통해 오늘 우리 민족의 삶과 역사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다를 향한 말씀이지만, 지금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회개하도록 이끕니다.

성경을 읽을 때에 우리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처음에는 구약시대 예언자들의 비유를 듣는 것 같지만, 깊이 묵상하면서 그 말씀이 내게 주시는 말씀임을 알게 됩니다. 얼핏 들을 때는 남이야기인데, 곰곰이 생각하면 나를 두고 한 이야기임을 깨닫게 됩니다.

 

마태복음 21장에서 하신 예수님의 포도원 농부 이야기’(21:33-41)가 좋은 예입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은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은 처음에 그 비유가 자신들에게 하신 말씀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악한 농부들이 바로 자기들임을 깨닫게 되면서 그들은 예수님을 붙잡으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회개하도록 말씀하셨지만, 그들은 회개는커녕 더 크게 분노하여 오히려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듣고, 믿는 사람은 바른 실천과 사랑을 결심하기 때문입니다.

 

이사야의 비유처럼 지금 하나님의 책망을 들어야 하는 사람은 우리 자신입니다. 지금 하나님의 탄식은 하나님의 뜻을 저버린 오늘의 교회와, 또 선거철에만 종교인 노릇을 하는 정치인들과, 그리고 공평과 정의를 상실한 우리 사회를 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비와 사랑을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서로 배척하고, 혐오하고, 대결을 부추깁니다. 하나님은 평화를 원하시지만 우리는 한국전쟁 후 지난 70년 동안 여전히 화해하지 못한 채 증오 속에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과거의 이념과 과거의 앙심에 사로잡혀 서로를 적대시하고, 저주를 일삼고 있습니다. 좋은 포도나무가 들포도를 맺고, 기름진 땅에서 찔레와 가시나무로 자란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독일의 신학자 프란츠 알트는 <산상설교의 정치학>(1982)이란 책을 썼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이 시대 기독교인 정치가들이 예수님의 산상수훈 정신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하였습니다. 그는 이천 년 전에 선포된 산상설교에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영적 열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해 나갈 것을 주창하였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더욱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갈등과 대결, 혐오와 배제를 버리고 하나님의 평화 곧 샬롬의 세상을 이루어가기 위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세계사에서 보기 드믄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성취한 복 받은 우리 민족임을 자랑하지만, 여전히 화해의 숙제, 공의의 과제가 참 많이 남아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이 일을 누가 더 잘 수행할 것인가를 뽑는 총선이 중요한 것입니다. 누가 과연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현시킬 인물과 정당인가를 가려내야 합니다. 선택을 통해 심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선택한 결과에 따라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사회는 좋은 포도인 희망이냐, 아니면 들포도인 좌절인가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월레 소잉카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뒤따라오는 사람의 낙오는 그 한 사람의 낙오로 끝나지만, 앞서가는 사람의 탈선은 모든 사람의 탈선으로 이어진다.”

사실 정치인이 초지일관 훌륭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가 만만치 않은 세상입니다. 그들에게만 문제가 아닙니다. 유권자의 한 사람인 나 자신도 산상설교의 정신대로 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후보자가 나에게 같은 종교임을 내세워 한 표를 구하는 것처럼, 나도 후보자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의, 평화, 생명의 복음에 충실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입니다.

 

다시 포도원 비유로 돌아가 봅시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포도원 비유는 농부와 농사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과 역사에 대한 구원의 메시지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자신을 포도나무로 비유하시면서, “나는 참 포도나무”(15:1)라고 말씀하십니다.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는 포도나무의 본래 타고난 기쁨, 곧 정의와 공의를 실현할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핵심은 하나님이 주신 구원이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 삼천리에서 포도원을 가꾸십니다. 이 땅은 원래 기름진 땅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얼마나 근면하고 선하고 착한성품을 지녔습니까? 그런데 우리 민족이 가꾼 삼천리 포도원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일제강점기에는 모든 수확물을 빼앗겼고, 농부들의 마음은 원망과 분노로 황폐해졌습니다. 해방 후에도 전쟁과 적대적 대결 때문에 70년 동안 화해와 평화의 좋은 포도를 맺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는 속히 들포도가 맺게 된 원인을 살펴 근본적으로 바꾸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묵은 땅을 갈아엎고 새로 개간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개혁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포도나무 농사를 하는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은 가지치기라고 합니다. 워낙 포도나무가 번식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좋은 포도송이를 얻으려면 가지치기를 제 때에,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열매 맺는 가지를 살리고, 열매 맺지 못한 가지는 가차 없이 잘라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무 전체의 힘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의 참된 회복을 말씀하십니다. 포도나무를 통해 우리 가정, 우리 공동체, 우리 민족의 진실하고 건강한 회복을 약속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삶, 그 나무에 연결되어서 수액과 영양을 공급받는 일은 화해와 평화, 공동번영을 이루는 풍성한 생명의 삶의 비결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샬롬은 포도나무 아래에서 이루어집니다. 선지자들은 평화로운 상태를 각기 포도나무 아래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평안히 살았더라”(왕상 4:25)라고 노래하였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포도나무 같은 아내(128:3) 덕분이며, 집집마다 경제의 넉넉함은 새 포도즙이 넘치는 포도즙 틀’(3:10)이 준비되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포도나무의 축복을 우리 민족에게 허락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 땅 삼천리 포도원어느 곳에든 향기 품은 극상품 포도송이가 열리고, 온 누리에 평화와 기쁨이 넘치기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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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04 [10:1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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