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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9.28 [10:02]
로마에서 구금 중에 드리는 편지(4)
코로나19사태로 로마에서 재택하고 있는 한평우 목사의 칼럼
 
한평우

  

대사관에서 메일이 여러 개 도착하였습니다.

▲ 로마 콜로세움     ©한평우

 

내용은 이태리의 교민들을 위해 전세기를 보낼 테니 귀국할 사람들은 신청하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유학하는 학생은 몰라도 나같이 거주한지 수십 년이 된 사람은 갈 데가 없습니다. 40여년 가까이 조국의 여권을 그대로 소지하고 있지만 갈 수가 없습니다. 숙소도 없고 경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본향에서는 필요 없는 물질인데, 세상은 삶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요하게 돈을 요구합니다. 돈이 없으면 친척이나 동료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 심지어는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 신은 인생들에게 집요하게 돈을 소망하게 하고 집착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소명에 충실하던 나실 인들도 돈 때문에 거룩한 약속을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장실에 가려고 새벽에 잠이 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때면 잠이 덜 깬 눈을 비비고 핸드폰을 열어봅니다. 오늘의 코로나 상황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마치도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데 후방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전투 상황이 궁금하여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태리 북쪽에서는 연세 많으신 신부나 목사님들이 50여명이나 감염되었고 십여 명 이상이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오늘 통계를 보니 6,077명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지들이 곁에서 슬퍼할 겨를도 없습니다.

병상에 가까이 갈 수도 없기 때문에 창문으로 손을 흔들고 힘을 내라고 손짓할 뿐입니다.세상을 떠나는 분들은 대체로 노인들입니다.

▲ 코로나19사태로 한가한 이탈리아 로마 시내.     © 한평우

 

 

담당 의사들은 매일매일 상상할 수 없는 환자들이 몰려들고 또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그런 중에 공공연하게 말합니다. 젊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돌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늙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서러운 일입니다. 국가적 가치면에서도 쓸모없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은 하지 않고 매달 꼬박꼬박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면에서 따져볼 때는 6천명이란 연금 면에서 볼 때는 엄청난 금액 일 수 있습니다. 더더구나 사망자의 90%가 이태리에서 최고의 부자들이 사는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태리는1,2차 대전을 경험한 나라입니다. 그때 당시 얼마나 많은 이태리 청년들이 죽었는지 시골 마을에도 빠짐없이 전적 비를 세워 전쟁에서 죽은 자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보다 지금의 참상이 더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주적 환란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우리가 경험한 환란이나 전쟁은 국지적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우주적 환란을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모릅니다.

밀라노에서 사역하는 친구가 밀라노 어느 슈퍼에서 찍은 동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휴지를 더 많이 사가려고 하는 본능적 다툼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이성이나 도덕, 그리고 윤리는 어떤 치열한 상황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나누면 될 텐데 너는 없어도 나는 네 몫까지 가져야 된다는 부패한 본능만 있습니다. 휴지가 뭐 그리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더 많이 가져간다 해도 잘해야 한두 달 더 쓸 수 있을지 모르는 양입니다.

 

사람은 교양이라는 아름다움으로 치장을 하지만 죄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말틴 루터는 인간의 죄 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죄 성은 수염과 같으며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오늘 면도를 했기에 깨끗하게 보이고 부드러운 턱을 보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수염은 다시 자랄 것이고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 계속 자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래 지속하게 된다면 세상 질서는 파괴되고 남는 것은 오로지 본능에 충실한 탐욕만 횡행할 것입니다. 세상 곳곳에서 폭동과 소란이 밀물처럼 일어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이 우주적 환란을 빨리 잠잠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내일은 부디 코로나가 희망적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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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02 [15:2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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