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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7.15 [20:05]
로마에 구금 중에 드리는 편지(2)
로마한인교회 한평우 목사의 코로나19 구금 중에 보낸 칼럼
 
한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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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콜로세움     © 한평우

 

로마는 지금 모든 시민들이 당국으로부터 구금당하고 있다. 자신의 아파트를 나오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였기 때문이다.

 

예외가 있는 데,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슈퍼를 가는 일, 약을 사기 위해 약국을 가는 일, 담배를 피우는 분들에게 열려있는 담배 가게 정도다.

 

로마의 삼월은 온통 꽃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계절인데 공원이나 바닷가도 나가지 못하게 금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는데, 애완견을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데 200미터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아무리 지갑에 돈이 넉넉하게 있어도 집을 떠나 어디든 갈 수 없다. 야외에서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이태리 사람들에게는 죽으라는 의미같이 여겨질 것이다.

 

우리네처럼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 있지만 넉넉하여 자유롭게 해외를 다니던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몹시 불편하고 힘들 것이다.

 

오늘(321) 통계를 보면 이태리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793명이라고 한다. 그 중에 롬바르디아 지역에서만 546명이 사망했다.

 

이태리는 시신에 대한 화장시설이 충분하지 못해 화장하려면 평소에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묘지에 있는 화장장에 가보면 화장하려고 대기한 관들이 가득 쌓여 있다. 물론 여러해 전에 경험하였기에 현재는 달라졌겠지만 이태리 통념상 크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늘793명이 사망하였다고 하니 큰 문제다.

 

이런 상황을 당국은 어떻게 해결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정부는 연립내각이기에 한 없이 약하다. 이런 비상 시기에는 강력한 지도자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데 말이다.

 

창문 너머로 로마 남쪽으로 향한 대로가 아주 가깝게 펼쳐진다. 코로나 이전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밀물처럼 휩쓸리던 넓은 길이 썰물이 빠진 것처럼 휑하다. 아마도 이런 일은 로마가 탄생하고 난 이후, 아주 드믄 일이 아닐 까 한다.

 

역사적으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군이 1527년 로마를 공격하였다. 당시 교황은 클레멘스 7(1509-1547)이었다. 교황 동맹군은 패하였고 신성 로마군은 점령군이 되어 나흘 낮과 밤 동안 로마를 철저히 약탈(Saco di Roma)하였다.

 

개인집이나 교회를 막론하고 닥치는 대로 죽이고 약탈 하였는데 마치 미친 짐승 같았다. 심지어는 수녀원을 약탈하였고 얼굴이 반반한 수녀는 팔아버리기도 하였고, 학살로 로마시를 피로 물들였다. 당시 스페인군으로 출정한 병사에 의하면 테베레 강둑에 만여 명을 묻었고 미처 묻지 못한 2천여 명의 시체는 강에 던져버렸다고 기록은 전한다.

 

당시 클레멘스 교황은 보상을 요구하는 엄청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교황관을 녹여야 했고 교회당에 있는 모든 보석 장식을 떼어내야 했을 정도다.

 

이런 일은 4089월에도 있었다. 서 코트족의 지도자 알라리크는 로마를 공격하여 3개월 동안 포위를 했다. 교황 이노첸트 1세는 엄청난 양의 배상금을 주어야 했지만 학살극이나 약탈은 당하지 않았다

 

알라리크는 신실한 기독교 신자이었기 때문에 부하들에게 교회 건물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기본은 이때의 상황을 기록하였는데 웅장한 건물들이 소실되었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고 부녀자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그러나 1527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군의 만행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로마는 영광스런 역사도 있지만 이런 수치스런 부끄러운 역사도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로마는 아니지만 이태리의 북쪽 베르가모에서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계속될지 모르지만 신성로마제국 황제군의 공격 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이유는 그 때는 적이 분명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적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기기란 몇 배로 어렵지 싶다.

 

그래서 지인은 손자들이 보고 싶지만 오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어린 손자들이 병균을 묻혀올 까봐서 말이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계절인 로마의 삼월을 창밖으로 내다보기만 할 수 있으니 고통스럽다.

 

그러니 음부에서 고통 중에 있는 부자가 건너편의 아브라함의 품안에서 평화를 누리고 있는 거지 나사로를 보았을 때의 그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 싶다.

국가의 행정적인 금고 생활, 그 많은 시간을 어찌하면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을 까? 그것이 숙제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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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3 [14:0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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