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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4.06 [05:03]
[로마 한평우 목사 교회사 이야기]핍박(2)
로마에서 풀어놓는 한평우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
 
한평우

 

 

▲ 왈도파 신앙인들이 숨어들어 신앙을 지켰던 앙그로냐 지역의 산 골짜기들     © 한평우 목사

 

 

독일의 보름스에는 종교개혁자들의 동상이 있습니다. 루터를 중심으로 네 사람이 둘러 서 있는데, 영국의 위클립프, 체코의 요한 후스, 이태리의 사보나롤라, 그리고 리용의 왈도입니다.

그렇다면 말틴루터가 어느 날 진리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 갑자기 수도사의 자리를 박차고 개혁의 기치를 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마솥에 물을 붓고 불을 계속 지피면 어느 순간 임계점에 이르고 물이 끓는 것처럼, 종교개혁도 그랬습니다.

 

8세기에서 10세기까지는 캄캄함이 지배하던 시기이었고 구라파의 나라들이 제대로 안정을 누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무명의 사람, 그것도 리용의 장사꾼 왈도를 불러주셨습니다.

 

▲ 왈도파 신앙인들이 숨어들어 신앙을 지켰던 앙그로냐 지역의 산 골짜기들     © 한평우 목사



당시에도 배운 사람, 지성인들이 많았을 텐데 지식이 깊지 않았던 그를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그것은 교회당에 모셔놓은 조각상들이나 성화를 더듬어 진리를 찾는 길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번역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 알았으나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피에몬테의 앙그로냐(Angrogna)계곡은 아주 깊고 계곡은 60도 이상의 비탈입니다. 그곳으로 옹기종기 모여들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세상 것을 모두 버리고 말입니다. 대여섯 평되는 작은 집을 지어 주일학교 교육을 했고 여전도회 회관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저들의 전하는 전도는 삽시간에 불란서는 물론, 이태리와 독일, 헝가리와 체코까지 퍼지게 되었습니다. 마치 검불에 불이 붙는 것 같은 운동이었습니다.

▲ 왈도파 신앙인들이 숨어들어 신앙을 지켰던 앙그로냐 지역의 산 골짜기들     © 한평우 목사

 

 

그러자 깜짝놀란 바티칸에서는 이들을 척결하기 위한 공의회가 몇번씩 열렸습니다. 당국 자들은 다름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성경으로 전하는 일이었 는 데 말입니다. 그런데 저들은 연옥이나 속죄권, 고해성사나 칠성례등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들을 발본 색원하기 위해 교황청은 스페인 용병을 동원하였습니다. 저들을 죽이는 자는 연옥에서 낙원으로 간다고 하였습니다.

 

현재도 토레펠리체에서 불란서로 넘어갈 수 있느냐고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길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800여년 전에는 아주 열악했을 것입니다. 용병들은 이곳으로 쳐들어와 입구를 막아서서 닥치는대로 죽였습니다. 그래서 강물을 순교의 피로 빨갛케 물들이기도 했습니다.

▲ 왈도파 신앙인들이 숨어들어 신앙을 지켰던 앙그로냐 지역의 산 골짜기들     © 한평우 목사

 

 

왈도파의 뮤지엄에 가 보면 여인들을 발가벗겨 긴 창으로 아래서부터 입으로 나오게 찔러 세워둔 그림도 있고, 발가벗긴 어린아이들을 발목을 잡고 꺼꾸로 바위에 메어치고 또 낭떠러지에 던져 죽이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히틀러만 잔인한게 아니라 우리속에는 잔인함을 부채질하는 부패한 속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독일에서, 불란서에서, 이태리에서, 체코나 헝가리에서 화형을 당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명씩 말입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해발 700-800m 높은 산 자락에서 보초를 세워놓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마도 저들의 예배는 성령 충만한 예배이었을 것입니다.

 

서양인들은 고기를 자주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고기는 커녕 손 바닥만한 터밭에 심은 감자로 연명하면서도 기쁨과 소망이 넘쳤습니다. 이들의 아름다운 신앙을 온 구라파 그리스도인들이 격려했고 자원 봉사자들이 구라파 전역에서 몰려왔습니다. 그들은 주일학교 교사로 헌신하기도 했고 또 영어를 다르쳐주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불란서 왕이 주도적으로 이들을 핍박했고 씨를 말리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영국의 청교도 크롬웰은 불란서 왕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 당신이 이들을 공격한다면 나는 땅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얼마동안 평안이 유지되기도 했습니다.

 

저둘은 이태리가 통일을 이루고 진정한 종교적 자유를 주었던 1860년에 이르러서야 종교적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긴긴 핍박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유서깊은 골짜기릏 찾아갔고 높다란 언덕위에 세워진 발데제(Valdese) 교회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50-60명 정도 모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강대상 뒷면 벽에는 고전1:18절 말씀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 한 것이요, 구원을 받은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교회는 작았으나 오랜 전통의 신앙의 흔적이 묻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거기서 헌참을 올라가면 그 옛날 신학교와 기숙사로 사용하던 작은 집들이 몇채 있습니다. 지붕을 넙적한 돌로 얹은 집들입니다. 아주 열악한 환경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내려 오다가 작은 터밭에서 일하는 작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명랑한 할머니에게 발데제 성도냐고 물었더니 뜻밖의 대답을 합니다.

 

자신은 유대인으로 많은 나라를 떠돌다 이곳으로 왔고 제 칠일 안식교를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 깊은 왈도파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거주하는 무리들 가운데 예상치 못한 사람이 섞여살고 있었으 니 말입니다. 신앙을 지켜 산다는 건 핍박이 극렬했던 때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종교적 자유가 범람하고 있는 이런 시대가 오히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유는 극렬한 핍박속에서도 신앙을 지켜냈던 왈도파 후예들이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자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신앙의 현 주소는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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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2 [17:34]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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