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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9.17 [23:02]
필요 없어도 싸면 사는 게 여자
두상달 장로(가정문화원 이사장) 부부행복칼럼
 
두상달
▲ 두상달 장로와 김영숙 권사 부부     ©뉴스파워
부부가 서로 부딪치기 쉬운 일 가운데 하나가 쇼핑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많이 달라졌고, 또 남자라고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심지어 아내의 쇼핑을 따라나서는 일을 곤욕스럽게 생각하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
 
신혼 초에 멋도 모르고 아내의 쇼핑에 따라나선 일이 있다.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는데 한참 동안이나 이 옷 저 옷 입어보던 아내가 불쑥 다른 매장으로 가자고 한다. 나는 점원 보기가 민망해서 얼굴이 다 붉어졌지만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매장으로 가서 이 옷 저 옷을 또 입어본다.
 
옷을 입어볼 때마다 내게 와서는 색깔이 어떠냐, 디자인이 어떠냐, 이것저것 따져 묻기에 그저 “좋아, 괜찮아. 그거 사” 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런데 웬걸, 아내는 입었던 옷을 벗어 놓더니 또 다른 매장을 가자고 한다. 그러기를 세 번, 1시간 30분이 흘러갔다. 마침내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고 나는 폭발하고 말았다.
 
“옷을 살 거야, 말 거야? 나 먼저 집에 갈 테니까, 뭘 사든지 당신 맘대로 해!”
 
이렇게 내뱉고 혼자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날 밤 우리는 한바탕 부부 싸움을 했다.
 
한번은 아내와 함께 미국에 있는 딸을 방문했다가 크리스마스 장식품 가게를 지나게 되었다. 내 눈에는 볼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아내와 딸은 보는 것마다 예쁘다고 탄성을 질러대며 도무지 떠날 생각을 안했다. 나는 아내와 딸이 구경을 다 끝낼 때까지 한구석에 놓인 벤치에 멍하니 앉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가 앉았던 의자에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
 
“Tired Husband's Bench(피곤한 남편들을 위한 의자).” 아내의 쇼핑을 따라다니며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미국 남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남편들이 아내와 함께 쇼핑하기를 싫어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쇼핑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목표지향적인 남자들은 쇼핑하러 갈 때도 목표가 분명하다. 머릿속에 그림이 분명하므로 사냥감을 쫓듯 곧바로 돌진해서 필요한 물건을 산다. 사야 할 물건 이외의 다른 물건들은 남자들에게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반면 여자들은 같은 곳을 몇 번이나 빙빙 돌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을 때까지 쇼핑을 한다. 이것도 입어 보고 저것도 걸쳐 보면서 머릿속으로 온갖 연출을 다한다.
 
‘이 옷을 입고 송년 파티에 갈까? 결혼식장 갈 때는 어울릴지 모르겠네.’
 
심지어 살 생각도 없는 물건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만져 본다. 만약 플라스틱 바가지라도 더 얹어 준다면 필요없는 물건이라도 사고 보는 게 여자들의 쇼핑 심리인 것이다. 아내는 두 시간을 쇼핑하고도 고작 티셔츠 두어 개밖에 사지 못한다. 결국 두세 시간이나 나를 끌고 다니다가 돌아올 때는 이런 핀잔까지 준다.
 
“당신 때문에 아무것도 못 샀어!”
 
목표지향적인 남자들과 달리 과정지향적인 여자들은 쇼핑 그 자체를 즐긴다. 남자들은 쇼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여자들은 쇼핑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부부 사이에는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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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4 [08:20]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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