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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0.24 [08:01]
‘그냥’ 사람이 좋습니다 ”그냥사랑”
[희망칼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그냥’을 대입해 봅니다.
 
나관호

나는 사람 자체를 좋아합니다. 형제 없이 성장한 나에게 좋은 이웃들과 동료 선후배는 가족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의심 없이 다가가고, 그냥 믿고 따르고, 나누며 교제합니다. 그냥 사람 자체가 좋으니까요. 본능적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늦둥이로 태어난 나. 부모님이 내 위로 4형제를 잃었으니 나는 다섯째인데 장남이 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형제를 그리워했습니다. 형제가 없는 것이 나의 유일한 부족함이었습니다.

 

어린시절 우리 집은 규모가 큰 집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고물상 사업을 하셔서 집 마당에 고물도 쌓아 놓고, 합숙하는 20여명의 엿장수 형들까지 같이 살아야 했으니까요. 대문은 미군부대 천막을 세우는데 사용된 갈색 폴대를 기본으로 세워 만든 큰 대문이었고, 굴뚝은 붉고 검은땡땡이색인 제철소 벽돌로 어마어마하게 크고 높게 만들어진 집이었습니다. 지저분한 것들을 태워야했으니까요.

 

▲ 친구들과 함께.(뒷줄 오른쪽이 나)     © 나관호

 

그리고 아버지는 삼대 독자 아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을 위해 나를 위한 품위 유지비도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좋은 옷과 신발도 자주 잘 사주셨고, 초등학교에서 저축을 제일 많이 해서 저축상도 받을 정도로 용돈도 많이 받았습니다. 피리를 부는 고적대를 했고, 소풍 때마다 선생님 선물로 도시락과 담배 한보루(10)를 가져갔고, 세들어 살던 양복점 아저씨가 예배군복으로 상하의 옷을 만들어 주어 패션을 선도했고, 그 옷이 멋져서 고적대 단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육성회장 아버지 덕택으로 항상 선생님의 칭찬 속에서 공부했고, 학생대표가 필요하면 내가 나가서 대표로 상을 받았고, 그림을 잘 그려서 학교 대표로 나가서 쥐잡기 포스터불조심 포스터로 큰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입상은 중고등학교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아버지 피를 닮은 것이지요. 그리고 친구들도 많았고, 내 옆자리 짝꿍 미성이는 학교에서 제일 예쁜 아이였습니다.

 

내 생활은 부족함이 없이 넘쳐나, 친구 도시락을 대신 싸주기도 하고, 연필과 지우개, 노트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먼저 도시락 싸오지 못하는 아이가 있으면 주라고 친구 도시락을 챙겨주셨고, 달걀 후라이드도 똑같이 도시락 맨 위에 놓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잃어버린 축구공과 플라스틱 야구방방이가 남의 손에 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태나면서부터 운명으로 다가온 형제가 없는 것이 나의 유일한 부족함이었습니다. 그래서 8남매 쌀집, ‘봉순이네집으로 통금이 풀리는 시간 새벽 4시가 되면 거의 매일, 1365일을 그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이 걸음으로 3분 정도 걸리는 집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오히려 좋아하셨고, 봉순이네 아주머니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나를 반겨 주셨습니다. 아주머니는 대문을 열어 놓고 나를 기다리시기도 했습니다. 내가 봉순아라며 대문을 두드리게 하는 것보다 나를 더 귀하게 받아 받아주셨습니다.

 

봉순이네 쌀집은 건너건어 집을 지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간 후 왼쪽 두 번째 녹색 대문집이 쌀집 봉순이네 집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길과 골목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봉순이네 집은 형제들이 큰 이불 하나에 서로 다리를 넣고 잠을 자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나는 그런 것이 부러워 그 집을 찾아갔고, 그 집 형제처럼 살았습니다. 새벽에 가서 잠을 자다가 같은 식구처럼 눈을 뜨고 같이 세수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목욕도 같이하고 점심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메운 것을 잘 먹지 못했는데, 봉순이네 쌀집에서는 메운 고등어 조린 무를 잘 먹었습니다. 나는 쌀집 형제 중 아홉째가 되어 살았습니다. 봉순이가 나보다 한살 위였으니까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나의 쌀집 새벽출근은 계속되었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수년 동안 그랬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당 우물가 옆에는 포도나무가 있어서 포도도 따서 같이 먹고, 우물 옆 안쪽 만들어진 큰 목욕통에 같이 들어가 물놀이도 했습니다.

 

▲ 나의 초등학교 졸업식 가족사진     © 나관호

 

나는 동네 형과 누나들을 잘 따랐습니다. 입학 전에는 학교 등교하는 형과 누나들이 대문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꼭 관호야! 잘 놀고 있어라고 인사를 나누었고, 입학 후에는 봉순이네 뿐만아니라, 상진형 집에 놀러가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은 이불에 오줌을 싸서 난처했는데. 아무 말 하지 않으시고 감싸주셨습니다. 그런데 상진이 형네 누렁이가 대신 내 종아리를 물어 값을 치르게 했습니다. 지금도 흉터가 선명할 정도로 크게 물렸습니다.

 

나는 그렇게 사람들 속에서, 사람 냄새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나는 사람 자체가 좋습니다. ‘?’냐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답합니다. 다른 말로 답할 수 없습니다.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사람 좋아하는 것은 천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제는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 나오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여자아이가 케리어에 있는 뻥튀기 과자를 물끄러미 보는 눈치를 보게 되어, 아기 엄마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16층 아파트 우리집으로 올라가려고 대기하는데, 14층 아이가 친구들과 내리며 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보아서 그런지 키가 무척 자라 있었습니다. 나는 본능적으로 과자 한봉지를 꺼내 친구들과 나눠먹으라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냥그런 삶이 행복하고 좋습니다. ‘그냥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냥합니다.

 

그냥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작용을 가하지 않거나 상태의 변화 없이 있는 그대로’, ‘아무 뜻이나 조건 없이’, ‘그대로 줄곧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풀어서 보니 그냥의 매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은 그냥 마음으로 그려진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한 대표적인 성경구절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태복음 22:37~39)일 것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그냥을 대입해 봅니다. “조건 없이, 따지지도 묻지도 말고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습니다. 더 줄이면 그냥사랑이겠지요.

 

나는 사람이 좋습니다. ‘그냥좋습니다. “그냥사랑이라는 말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도 그냥감사”, 기쁨도 그냥기쁨”.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소장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 치매 가족멘토 / ‘미래목회포럼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전문위원 )



작가,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와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대표소장이다.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 교수, 치매환자가족 멘토로 봉사하고 있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를 운영자이며,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낸 기독교윤리실천 200대 강사에 선정된 '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다. 또한 '생각과 말'의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상처 받은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며,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기독신문 <뉴스제이>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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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01 [11:44]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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