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
광고
교계뉴스문화/교육국제/NGO/언론생활/건강파워인터뷰오피니언연재정치/경제/사회한 줄 뉴스
전체기사보기
편집  2019.03.26 [03:01]
50년만에 시애틀에 내린 큰 눈
시애틀 이동근 장로(전 중앙일보 시애틀 편집국장)칼럼
 
이동근

 

 

정말 많이 왔다. 시애틀에 엄청 큰 눈이 내렸다. 2월 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시애틀에 내린 눈은 총 20.2인치(51.3센티)로 50년 만의 최고 월 적설량이다. 50년만의 최대 적설량이니 34년 이민생활에서 처음 겪은 큰 눈이다.

▲ 많은 눈이 내린 시애틀의 설경은 마치 크리스마스 카드 속으로 들어온 것같이 황홀하다.     ©뉴스파워 이동근



지난 3일 주일 예배 후에 첫 눈이 내려 시애틀이 많은 눈에 파묻혔을 때 하얀 설경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했다. 특히 이곳에 많이 있는 늘 푸른 높은 전나무들은 하얀 눈 코트를 둘러 쓴 여왕처럼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마치 동화 속이나 크리스마스카드 속의 겨울 설경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첫눈이 내리자 나는 발이 눈 속에 빠져도 카메라를 들고 눈이 내린 시애틀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담기위해 바빴다. 시애틀은 제주도처럼 해양성 기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겨울에는 비가 많이 내려 눈이 오는 날은 몇 번 없어 귀한 겨울 사진을 찍는다.

시애틀에 첫눈 내리는 날이면 고향 겨울이 다시 떠오른다. 함박눈이 쏟아지면 어린 우리들은 집 뒷산 완산칠봉에 올라가 대나무로 만든 스키를 타고 환호를 지르며 미끄러지며 내려갔다. 전주천 시냇물이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날에도 귀 덮개와 마스크를 하고 얼음 위에서 썰매를 타기도 했다.

고향의 어머니는 수북이 눈 쌓인 우물가 장독 뚜껑을 열고 독안에서 겨울 반찬을 꺼내 풍성한 겨울 식탁을 마련했고 후식용 얼음 식혜의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할 최고의 맛이었다. 어린 우리들은 긴 겨울밤에는 뜨끈뜨끈한 아랫목 이불속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며 TV를 보며 즐겼다. 방 한쪽에 있는 시루에는 콩나물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동안 4차례나 내린 시애틀 겨울눈은 낭만적인 추억이 되지 못했다. 영하의 날씨 속에 계속된 눈사태로 새벽예배가 계속 취소되었고 모든 학교들이 휴교하고 거의 모든 직장이 휴무하고 상가들도 대부분 휴업해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섰다.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나고 시택공항 항공기들도 결항되었으며 문을 연 그로서리 업소에서는 모든 물건들이 삽시간에 동이 나기도 했다.

▲ 온통 많은 눈으로 덮여 있는 우리 동네 설경     © 뉴스파워 이동근



눈과 빙판길로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언덕이 많은 시애틀의 빙판길 운전의 위험으로 방콕 신세가 되어 집에 묶여 있어야 했고 한인사회 행사들이 연기되기도 했다.

차가 못나갈 정도로 많이 쌓인 집 앞의 눈을 치우기 위해 힘들게 눈삽으로 여러 번 눈을 제거했으나 다시 쌓여 또 치워야 했고 또 쌓여 치워야 했으며 마지막에는 포기할 정도였다.

뒤돌아보면 시애틀은 겨울에 가끔 큰 눈이 내리기도 해 고생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20년 전에도 눈이 많이 내려서 마침 그날 한국의 동생가족이 시애틀에 도착했는데 공항에 나가지도 못해 다음날에야 만날 수 있었다. 눈이 와 운전을 못해 직장에 걸어서 간 적도 있었다.

언젠가는 눈 오는 날 고속도로 들어가는 램프를 올라가지 못해 고생하다가 인근 주유소에서 체인을 비싸게 사서 달고 간신히 집에 돌아온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불편한 일들은 2-3일이면 끝이 났는데 이번 눈은 10일이나 계속되었으니 정말 50년만의 첫 눈사태가 아닐 수 없다.

눈이 그친 13일에도 아직 동네는 많은 눈이 쌓여 출근하는 차량들이 미끄러지고 눈에 빠져서 차를 밀어주기도 했다. 쌓였던 많은 눈으로 인해 차고들이 무너져 내리고 여러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도로를 차단하는가 하면 쓰러진 나무들이 집들을 덮치는 사고들이 곳곳에서 속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오랜만에 햇살이 비추고 온도도 조금 높아져 지붕에선 눈 녹는 소리가 들리고 눈 속에 파묻혔던 나무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큰길은 거의 녹았고 집 뒷마당 울타리에는 눈이 녹자 오랜만에 바쁘게 움직이는 다람쥐들의 모습이 보이고 새들이 나뭇가지 위에서 재잘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이번에 50년만의 눈사태를 겪으면서 나는 무엇보다도 눈과 비와 태양 등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고 많은 눈으로 도시가 마비되고 꼼짝도 못하는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보며 새삼 겸손해진다.

세계 최대 첨단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본사가 있고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 공장이 있다고 자랑하는 시애틀이지만 하나님이 눈을 뿌리고 추운 날씨를 주니 그만 온 도시가 꽁꽁 얼어붙어 꼼짝달싹 못한다.

특히 당국은 수많은 제설 차량을 동원하지만 모든 도로를 녹이지 못하는데 하나님이 기온을 영상으로 조금만 올리시니 모든 눈이 녹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 우리 둘째 아들과 아내가 집 앞의 눈을 치우고 있다. 그러나 눈이 또 내려 몇번이나 계속해야 했다.     © 뉴스파워 이동근



눈사태 속에서 회개한다. 그동안 시카고 동부지역의 엄청난 한파와 폭설이나 한국의 추운 겨울 사태를 보면서 시애틀은 눈과 추위도 없이 지난 1월부터 따뜻한 기온으로 봄이 온 듯 시금치까지 따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혀 생각지도 않게 2월에 50년만의 큰 눈사태를 주셔서 우리를 회개케 하셨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다르고 하나님의 때와 우리 인간의 때가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55:8∼9)

시애틀에 눈이 내리면 너무 아름다운 설경이 연출되지만 이번처럼 너무 많은 눈이 오면 좋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삶속에서도 보기에 좋고 소유하면 좋은 것들도 지나치면 오히려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것을 배운다.

우리가 언제나 많이 가지고 누림으로 기쁨이 있고 좋은 영원한 가치는 오직 예수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눈사태로 많은 고생을 했지만 반면 하나님께 오히려 감사할 것도 많은 것을 깨닫고 감사했다. 오랜만에 온통 순백의 설국에서 설경을 만끽하며 우리의 영혼도 세상의 때와 욕심이 묻지 않은 순결함과 성결함 그리고 정결함으로 다시 단장해 보리라 다짐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빙판길과 눈길 속에서도 우리 모두를 안보하여 주심에 감사하다. 많은 눈이 산에 많이 쌓여 여름 물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

미끄러운 길을 운전하고 발이 푹푹 빠지는 눈 속을 걸어보니 평상시 편하게 걷고 운전하던 눈 없는 도로에도 감사하다.

눈으로 보이지 않던 파란 하늘의 아름다움 속에 눈과 얼음을 녹이는 따스한 햇살에 감사하다. 시애틀의 많은 겨울비가 때로는 우리의 감사를 빼앗아 가고 불평도 하는데 눈 대신 비가 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새삼 감사하다.

이번 50년만의 눈사태로 인한 사건 사고가 아직도 계속 보도되고 있지만 벌써 입춘이 찾아 왔고 이제 새 생명이 움터나는 따뜻한 봄이 올 날도 얼마 남지 않으리라.

우리 삶 속에서도 지금 50년의 눈사태처럼 육신의 병약함으로나 경제적인 문제로 고통과 시련 속에 고생하는 날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양이 빛나면 눈이 녹고 꽃이 피는 봄이 오는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인내하며 나아갈 때에 태양 같은 따뜻한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모두 다시 아름다운 봄날을 맞이할 것이다.

 

■이동근: 뉴스파워 시애틀 본부장. 시애틀 뉴비전 교회(담임 천우석 목사) 시무장로. 전 중앙일보 시애틀지사 편집국장. 전 월간 신앙지 ‘새하늘 새 땅’ 발행인 저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사람들’ 상,하권. 서북미 여행 가이드(2018). ‘아름다운 오리건’. ‘아름다운 워싱턴’. ‘비,눈,바람 그리고 튤 립’. 대한민국 국전, 일본 아사히 신문 국제 사진전, 홍콩, 한국 국제 사진 전 입선, 오리건주 오리거니안 신문 사진전 1위. 미국 개인 사진전 개최.

이메일:nhne7000@gmail.com

 

 

 



이동근:시애틀 뉴비전교회(담임 천우석 목사) 시무 장로. 전 중앙일보 시애틀지사 편집국장. 전 월간 신앙지 ‘새하늘 새땅’ 발행인

지은 책: 100명 신앙 간증집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사람들’ 상.하권, 서북미 여행가이드(2018), ‘아름다운 오리건’, ‘아름다운 워싱턴’, 중앙일보 칼럼모음집 ‘비, 눈, 바람 그리고 튤립’. 대한민국 국전을 비롯 일본 아사히 신문국제 사진전, 홍콩, 한국 국제사진전 등 수많은 사진전에 입상, 입선했다. 또 오리건주 오리거니안 신문 사진전에서 1위, 3위를 했고 미국에서 개인 사진전도 개최했다.

이메일:nhne7000@gmail.com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구글+
기사입력: 2019/02/14 [13:41]  최종편집: ⓒ newspower
 
관련기사목록
[이동근 장로] '다시 피어난 난꽃 이동근 2019/03/19/
[이동근 장로] 땅속에서 올라온 봄소식 이동근 2019/03/12/
[이동근 장로] 50년만에 시애틀에 내린 큰 눈 이동근 2019/02/14/
[이동근 장로] 설날 없는 시애틀의 설날 이동근 2019/02/09/
[이동근 장로] 시애틀 뉴비전교회, 메디케어 설명회 이동근 2019/02/05/
[이동근 장로] 시애틀의 노방 전도 이동근 2019/01/30/
[이동근 장로] 처음 만난 모슬렘 소녀 이동근 2019/01/21/
[이동근 장로] 더 일찍 찾아 온 시애틀의 봄 이동근 2019/01/16/
[이동근 장로] 새해 하나님이 주시는 복 이동근 2019/01/03/
[이동근 장로] 12월의 감사 이동근 2018/12/22/
[이동근 장로] 제24회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동근 2018/12/08/
[이동근 장로] 제24회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 성황 이동근 2018/12/08/
[이동근 장로] 어두운 12월의 밝은 빛 이동근 2018/12/05/
[이동근 장로] [社告]이동근, 뉴스파워 시애틀 본부장 임명 뉴스파워 2018/11/27/
[이동근 장로] 보이지 않는 성경책 이동근 2018/11/26/
[이동근 장로] 추수감사절 감사 이동근 2018/11/21/
[이동근 장로] 진정 행복한 연어들 이동근 2018/11/20/
[이동근 장로] 24년째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동근 2018/11/14/
[이동근 장로] "아름다운 시애틀에 오세요" 이동근 2018/11/10/
[이동근 장로] 나의 십자가 이동근 2018/11/07/
뉴스
인기기사 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후원 및 광고 만드는사람들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136-5) 본관 107호 TEL 02-391-4945~6| FAX 02-391-4947,
Copyright2003-2018뉴스파워. all right reserved. mail to newspower@newspower.co.kr 등록번호 서울 아 00122 등록일 2005.11.11 발행 및 편집인 김철영. 청소년보호책임자: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