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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1.22 [11:02]
'이단개념 설정' 초교파적 회의 필요해
최병규 박사(기독교미래연구원 원장, 크리스천큐앤에이 대표)
 
최병규

한국교회는 동성애, 진화론, 이슬람 문제를 비롯하여 이단문제를 경시할 수 없다. 특히 한기총의 이단 해제 문제로 교계가 혼란스러운 이때에 한국교회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해야 할 일 한 가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것은 교회가 어떤 단체들을 규정하여온 수위 즉 ‘이단’, ‘이단성 있음’, ‘사이비’, ‘불건전단체’ 등에 대한 개념 설정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역사적 교회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단체들은 당연히 이단으로 간주하여야 한다. 그러나 삼위일체에 대한 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고 사도신경을 고백하고 있는 단체라면 그런 단체를 향하여 함부로 ‘이단’이라고 하는 수위로 규정하는 것은 조심하여야 하겠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각 교단 총회가 주축이 되어 이단을 규정하여 왔다. 물론 각 교단 중심으로 규정하여야 하며 재심을 요청해올 때에도 각 교단 총회가 조사 및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같은 단체를 두고도 각 교단간의 규정 수위가 달랐기 때문에 몇몇 단체들에 대한 견해 차이로 교회연합운동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을 본다. 

특히 최근 수년간의 류광수 목사의 사상 문제로 한기총과 타 연합기관들 사이에는 불일치와 반감이 팽배해졌다. 류 목사 건을 두고 한기총은 해제 쪽으로 가닥을 잡아 대처해왔지만, 그를 규정한 교단들은 한기총의 그러한 처사가 그릇된 것이라고 혹평해왔다. 류 목사 재조사를 위하여 조직되었던 한기총 이단검증특별위원회(위원장 오관석 목사)는 2015년 7월 8일 전문위원들의 연구대로 보고하지 않아서 그 결과 전문위원들 및 각 교단들의 항의를 받는 분위기가 되자 그것을 번복하는 듯한 입장을 통하여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7월 21일 한기총의 임원회 간담회(장소: 팔레스호텔)에서 이영훈 대표회장은 류 목사의 문제는 합동과 고신이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이지, 통합, 백석, 기감 등의 교단들은 우호적이라고 하면서 류 목사를 다시 껴안았다고 말했다. 

류 목사 건에 대해서 주로 문제가 된 것은 합동과 고신이라고 말한 한기총 대표회장의 발언의 근저에는 합동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고신이 (이단성 있는) 불건전운동으로 규정하였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교단들은 별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듯하다. 사실 류 목사의 사상에 대해서는 합동측이 1996년에 ‘이단’으로 규정했다(1991년에는 합동측 부산노회가 그의 목사 면직을 결의함). 고신측은 1995년 9월에 다락방 전도운동을 ‘이단성 있는 불건전운동’으로 결의했다. 그러나 1996년 통합측은 ‘이단’ 혹은 ‘이단성 있음’이 아닌 ‘사이비성 있음’이라고 규정했으며, 1997년에 기성에서도 ‘사이비운동’으로 규정했다.    

이렇게 각 교단의 규정 수위가 다르다보니 그동안의 한기총 인사들 사이에도 류 목사에 대해서는 각 교단들의 입장 차이도 있지 않느냐는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임원회 석상에서 류광수 목사 이단해제 결의 재검증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하여 류 목사가 속한 예장개혁 총회(총회장 서금석)에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본 논의와 관련된 견해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실제로 이단 문제가 생겨난 근본 배경은 부산지역의 교회들이 오게 되다 보니까 어떠한 피해에 대해서 대책을 세우다보니 이단 문제가 제기됐고 이것이 일파만파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기다 아니다 말할 수 있는 것이 못된다. 각 교단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은 한두 개 교단의 문제인데 왜 전체 문제로 삼는 것이냐? 합동과 고신과의 갈등만 해결되고 나면 전혀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우리가 누구를 이단이다 아니다라고 할 때에는 삼위일체나 신앙고백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문제 삼아야지 다른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

금번 대표회장의 발언은 한국교회의 이단 규정에 있어서 재고해봐야 할 문제를 짚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회장의 논리는 한두 교단은 이단으로 규정하였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교단들을 이단으로는 규정하지 않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은 그러한 발언에 대하여 항의할 수밖에 없다. 필자도 류 목사 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하여 찬동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한 면으로 보면 나머지 대부분의 교단들은 ‘이단’이라는 수위로 규정한 것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즉 사이비성이 있다든지 불건전하다는 정도이며, 아예 규정조차 하지 않은 교단들도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장로교 교단들이 다수를 점하지만 동시에 타 교파들도 있으므로, 특히 ‘이단’ 혹은 ‘이단성 있음’이라고 하는 수위로 규정할 때에는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사이비성을 지녔다거가 불건전한 측면을 가지고 있어서 규정된 이들을 가리켜 ‘이단’이라고 부르는 것도 지혜롭지 못하다. 현재 한국교회의 풍토는 ‘불건전’하다고 규정해 놓더라도 그것을 와전시켜 ‘이단’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규정 수위를 정확하게 구별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단 개념 설정 및 규정 수위의 문제를 한번쯤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떤 대상들이 함께 모여야 할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각 총회의 총회장 및 총무, 신학교 교수회 대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장 및 서기 등이 함께 하는 모임이면 좋을 것 같다. 한두 차례의 회의를 거치다보면 자연스레 이 문제에 대하여 상호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각 교파와 교단의 신학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교회의 근본적인 신앙에 근거한다면 문제의 핵심에 잘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필자가 한장총 이대위 서기 및 한기총 이대위 전문위원으로 섬기고 있을 때인 2004년 6월 9일과 7월 15일에 개최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연) 양 이대위 간의 연석 세미나 시에도 있었지만 그 영향력이 미미했던 것 같다.     

그 세미나는 한기총 이대위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었지만, 당시 필자는 한장총 이대위 서기로서 한기총과 공동 주최하여 진행하자고 양 위원회에 건의하여 함께 진행한 것이다. 그때 김영재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필자를 비롯한 3명이 각 교단의 규정 방식에 대하여 발제했다. 당시 도출된 이단 혹은 사이비 단체들에 대한 개념 규정은 다음과 같다:

(1) 이단 사이비 규정 기준: 이단 사이비 규정의 기준은 신구약 성경이다. 그리고 사도신조(신경)과 니케아 신조와 콘스탄티노플 신조와 칼세돈 신조와 종교 개혁 전통과 각 교단의 신조이다.

(2) 이단: 이단이란 본질적으로 교리적인 문제로서, 성경과 역사적 정통교회가 믿는 교리를 변질시키고 바꾼 ‘다른 복음’을 말한다.

(3) 사이비: 사이비란 이단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반사회적 반윤리적 행위를 하는 유사기독교를 말한다.

(4) 이단성: ‘사이비’란 용어를 이단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정도의 측면에서 사용한 경우는 ‘이단성’의 용어로 대치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개념 규정은 그 이전에는 없던 시도로서 상당히 바람직한 세미나였지만, 한국교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 듯하다. 그 이후 어느 교단에서는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경우도 있었고, 대부분 교단들은 무관심한 듯 보였다. 사이비 및 이단성에 대한 개념 설정에도 다소 애매모호한 면이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는 각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지도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여 이단 개념 설정 및 규정 수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류 목사와 관련된 사안 배후에도 본고에서 논한 이러한 측면이 존재하고 있기도 하지만, 향후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각 교단의 대표자들과 신학자들 및 이대위 실무 위원들이 함께 하여 어떠한 경우에 이단, 이단성, 사이비성, 불건전성이라고 해야 할지에 대한 개념 설정만 바로 해놓는다면 각 교단들은 그것을 참조하여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교회의 이단 규정이 좀 더 체계적으로 될 것이고, 연합기관도 이단문제로 인하여 소진하지 않고 본연의 과업들을 잘 수행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교계 지도자들의 관심과 결단이 요구된다. Soli Deo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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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30 [01:3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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