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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2.11 [13:03]
거룩한 세 개의 손가락
로마에서 풀어놓는 한평우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
 
한평우

거룩한 세 개의 손가락-(교황 포르모소-Foromoso891-896)

▲ 원장 한평우 목사     ©뉴스파워



로마 성 밖에 규모가 제일 큰 갈리스토 카타콤베(Gallisto Catacombe)가 있다. 그 카타콤베에는 순교한 여러 감독들이 묻혀 있다.

감독들이 묻혀있는 지하를 통과하여 왼편에 산타 체칠리아(Santa Cecilia)의 조각상이 있다. 그녀를 음악의 수호성인으로 기리고 있다. 그녀는 본래 장님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카타콤베를 수색하는 로마 군인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고 한다. 즉 수색하러 올 때마다 켜놓은 등잔불을 소매로 끔으로 성도들을 체포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되자 수상하게 여기게 되었고 결국 탄로가 나서 죽임을 당하게 되었다.

그녀가 발견되었을 때 목이 잘린 상태이었고 비스듬히 엎드려있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엎드린 채로 오른손 손가락 세 개 즉 엄지, 검지, 중지를 약간 내민 형상이었다. 그 형상을 그대로 미국의 조각가가 조각했다고 한다.

 

그 조각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내민 세 개의 손가락에 있다. 내민 손가락 세 개는 목이 잘려 죽어가면서도 성부, 성자, 성령을 증거 한 신앙의 고백이라고 한다. 죽어가면서도 하나님을 증거 한 거룩한 신앙의 고백은 지금도 그곳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신앙이 무엇인지를 전하고 있는 셈이다.

 

서기900년대의 일이다역사가들은 그 세기를 캄캄한 암흑시대라고 한다. 그 당시 통치하던 왕들은 문화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왕들은 대부분 문맹들이었다.

문맹이었으니 문화에 관심이 없었고 문화에 관심이 없었으니 정욕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먹고 방탕하고 전쟁하는 일로 소일하는 것이 당시 통치자들의 일상이었다.

그런데 교황청도 별다르지 않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처럼, 지도자들이 부패하고 방탕하였으니 보통 사람들은 얼마나 치열하게 정욕을 좇아 살았을까 싶다. 어쩌면 사사시대의 환생이 아닌지 모른다.

 

당시 교황 스테파노 6세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전 교황 포로모소와 신성로마제국 황제이자 이탈리아 군주인 스폴레토(Spoleto)의 귀도(Guido)3세는 관계가 아주 나빴다. 그런 차에 교황과 귀도가 죽었다.

그리고 황제의 대권을 이어받은 귀도의 아들과 그의 어머니는 신임 교황 스테파노에게 죽은 교황을 재판에 회부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과거 조선 시대, 큰 죄인으로 몰리게 되면 그가 이미 죽었어도 그냥 두지 않았다. 무덤을 파헤치고 그 시신에게 벌을 받게 했는데 이것을 부관참시라고 한다. 부관참시가 조선에만 있었던 잔인한 형벌로 알았는데 서양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역사적으로 영국의 크롬웰이나 존 위클리프도 부관참시를 당했다.

이런 일을 보면 사람이 얼마나 잔인한 존재인지 모른다. 족보를 보니 먼 할아버지가 동국통감을 쓴 서거정과 막역한 관계이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비문을 서거정이 썼다. 그런데 그의 후손 할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죽은 조광조의 문하생이었다.

이를 알고 있던 벼슬에서 물러난 장인은 사위를 논산으로 불러들임으로 한양에서 이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본적이 논산으로 되어 있으니 역사의 자취란 질기기만 하다 싶다.

 

그런데 부관참시라는 잔인한 벌을 가하고도 그의 삶이 편안하였을까 싶다. 그렇게 보복하고도 꿈자리가 과연 편안할 수 있었을까? 우리의 삶은 길지 않다. 고로 결코 상대방에게 잔인하게 대하지 말아야 한다. 얼마나 원한 이 깊었으면 부관참시 같은 잔인함으로 되갚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그렇게 잔인하게 앙갚음하였다고 마음이 시원 할 수 있었을까?

마음이 시원한 만큼, 시간이 지나고 나면 후회스러움이 일어나도록 되어 있다. 후회가 자신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용납하는 것이 낫다.

 

885년 독일로 가던 중에 사망한 하드리아노 3세의 뒤를 이어 두 명의 교황이 일어났다. 그 중 한 사람이 111대 교황 포르모소로 그는 자다가 죽었다. 그런데 그의 후계자 교황 스테파노 6세는 잔인한 명령을 내렸다.즉, 전임 교황 포르모소가 세상을 떠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그의 시신을 꺼내 교황의 화려한 제의를 입히고 교황의 자리에 앉혀 모의재판을 받게 하였다.

 

그는 위증을 들어야 했고 교황권에 대한 야망을 가졌다는 이유로 기소를 당해야 했다. 즉 다른 교구의 주교 시절에 로마 교구의 주교직을 수락했다는 죄명도 있었고.

(오늘날에는 교황으로 추대되면 먼저 로마교구의 주교가 되어 라테란 성당으로 가서 주교 좌에 앉았다고 바티칸으로 가서 교황으로 취임한다). 결국 그에게 고대 로마에서처럼 기록 말살 형이 내려졌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무효화가 되었다.

 

재판 후에 포르모소 교황의 화려한 제의는 벗겨지고 대신 일반인의 옷을 입혔다. 그리고 교황이 축성할 때 사용하던 세 개의 손가락을 잘라버리고(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성한 거룩한 손가락이었기에-)나머지 시체는 테베레 강에 던져 버렸다.

 

그 일이 있은 후 라테란 궁은 지진으로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는데 이를 두고 교황을 하나님께서 심판하신 결과로 시민들은 숙덕거리게 되었다.

기록 말살 형이란 이전 교황이 행한 모든 것이 무효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임 교황이 선임한 지도자들에 의해 뽑힌 현재 교황도 그 직이 무효가 되고 말았다.그는 교황의 제의를 벗김 당하여 감옥에 끌려갔고 그곳에서 교살 당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사도로 가장 자비하고 누구 보다고 진리에 대해 담대해야 할 교황이었다. 그런데 권력에 복종하여 가장 잔인한 일에 복종해야 했던 불행한 교황 스테파노이었다. 그는 겨우 두주 만에 비참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

 

황제의 부당한 요구에 대하여 "나는 못합니다! 그것은 교황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라고 거절하였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강하게 나간다 해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이유는 주변 나라들의 힘의 역학 관계 때문이다.

 

이것은 천 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다. 예수님의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었다는 도마의 손가락은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 헬레나 여사가 4세기 초에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에 관한 유물을 가져올 때 가져왔다.

그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건축한 로마의 십자가 성당의 한편에 지금껏 모셔져 있다. 그렇다면 포르모소 교황이 축성할 때 사용하던 손가락 세 개, 즉 교황 스테파노 6세가 잘라낸 손가락은 지금 어느 곳을 헤매고 있을까?

 

어찌 보면 그런 희한안 일을 하였기에 이 시대 우리는 스테파노 교황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천년이 더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삶의 교훈을 준다.

우리는 절대로 잔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또한 잘못된 압력 앞에 굴복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다짐해야 한다. 죽음의 장막이 드리우기 전에. 그것이야 말로 지혜로운 자의 삶이 될 수 있다.

 

스테파노 교황이 선임 포르모소 교황의 시체에서 잘라낸 손가락 세 개!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웃의 손가락들을 잘라내고 있을까 싶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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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28 [17:4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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