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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0.16 [19:02]
어느 안티 크리스천과의 대화
소강석 목사 목양칼럼
 
소강석

 

    

▲ 소강석 목사     ©뉴스파워

저에게 인간적인 유일한 행복의 시간이 있다면 산행을 하는 것입니다. 산은 저에게 있어서 항상 주님의 품속 이미지요, 제 영혼의 안식처로 형상화된 공간입니다. 그래서 산에 가면 저만 누릴 수 있는 영육간의 케렌시아를 만끽합니다. 아니,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것 같고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두 차례라도 깊고 큰 산을 가보는 게 소원입니다. 장로님들과 함께 그런 산에 가노라면 목사와 장로 딱지를 떼어버리고 그저 동무가 되고 마냥 어린애가 되지요. 그러나 시간에 쫓겨 사느라 큰 산은 그만두고 불곡산 같은 곳에도 못 갑니다. 그저 겨우 이따금씩 교회 뒤편에 있는 야산을 가곤 합니다. 그것도 주로 일과가 다 끝나는 저녁에 갑니다.

 

그런데 하루는 오후 늦게 갈 수 있었습니다. 늦은 오후였지만 날씨가 정말 후덥지근하였습니다. 땀이 얼마나 흐르는지 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땀이 나면 눈으로 줄줄 흘러 들어가는 것을 우리 교인들은 다 아시잖아요. 그래서 중간에 벤치에 앉아서 좀 쉬었습니다. 그러자 동행한 비서들이 부채질을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잠깐 벤치에 누워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분이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누워 있는 사람, 소강석목사 맞지요그래서 제가 일어나서 예 맞습니다라고 했더니, “당신 이래도 되는 거야? 당신이 왕이야? 이 사람들도 똑같이 더울 텐데 왜 당신만 부채질을 받는 거야? 큰 교회 목사가 이래도 되는 거야제가 동물적 감각으로 오늘 큰 물건 하나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구, 죄송합니다. 보시기에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그랬더니 그래도 계속 반말을 하면서 대형교회 목사들을 싸잡아서 욕하는 것입니다. “나도 옛날에 교회를 다녔지만 목사 꼬라지, 교회의 부패한 모습이 보기 싫어서 안 다닌다고 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화가 나기도 했지만 죄송하다는 말로 끝날 문제가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전략적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래서 저도 화를 버럭 내면서 아니 죄송하다고 하면 됐지 선생님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십니까? 뭐가 그렇게 불만이어서 시비를 걸어요? 죄송하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가면 되지 왜 끝까지 시비를 거는 거요? 나하고 이야기 좀 합시다.” 그러면서 거의 반 강제로 벤치에 앉혔습니다. 그랬더니 계속 같은 말만 반복을 하는 것입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산에 올라가면서 이야기나 합시다하면서 이야기를 쭉 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그 분은 정의감도 있고 선악에 대하여 경계선이 분명한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공익을 위한 의협심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이 시대의 부조리한 사회 모습과 불공평함에 분노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면에서 확증편향성을 갖고 있고, 분노조절장애가 있지 않나 하는 나름대로 감을 잡고 거기에 맞춰서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 소강석 목사     ©뉴스파워

제 짐작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산을 좋아하고 산에 오르면 동심의 세계에 온 것 같으며 오늘 같은 경우는 너무 땀이 나고 저혈당 증세도 온 것 같아서 쉬면서 부채질을 받고 있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저의 삶의 내면을 면면히 주고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분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 것입니다. “사실 저도 한동안 H교회를 다녔습니다. 심지어는 새에덴교회도 몇 번 나가봤지요. 그래서 소목사님이 설교하는 모습에 박력도 있고 인간적으로 의리가 있고 남자다움의 성품을 가졌음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내면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려오는 길에는 서로 형님, 동생의 관계를 맺기로 하고 교회도 나오기로 했습니다. 그 분은 제가 대단한 호화주택에서 살고 차도 벤츠를 타고 다니며 호화판 삶을 사는 줄 알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도 골프채 한 번 잡아 보지 못했다는 사실과 산 아래 주차 되어 있는 제 카니발 차를 보더니 그제야 하는 말이 목사님도 이제는 골프 좀 치고 쉬시면서 사역을 하세요라고 하면서 기회 되면 자기 사무실에 와서 기도도 해 달라는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그 분을 통하여 이 시대의 정말 괴짜 같은 안티 크리스천안나가 신자의 내면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에게는 나름대로의 정의감과 개혁정신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반면에 교회와 목사에 대한 상처와 오해가 깊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인내하고 끝까지 소통하며 설득을 하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목사와 교회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통과 설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쳤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이 다니는 산에서 앞으로 저는 공인으로서 절제되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형제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잠시 그 형제를 축복합니다. 아니, 이 시대의 모든 안티 크리스천 겸 안나가 신자들을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그들이 유목민으로서 배회를 멈추고 다시 하나님의 목장으로 돌아오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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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30 [10:14]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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