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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2.14 [22:03]
아버지와 추억사진에서 나를 발견하다
[희망칼럼] '아버지'는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
 
나관호

내가 두 딸의 아빠가 되고 나서야 아버지란, 부모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어떤 존재로 남아 있어야 하는지를 알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천국으로 떠나신지 후 38년이 흐른 지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며칠 후면, 천국가신 어머니의 기일과 하나님 품에서 먼저 안식하신 아버지의 생신일이 다가옵니다. 삶으로 인생을 가르쳐 주신 인자하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빛바랜 부모님의 흑백 사진을 꺼내 보곤 합니다.

 

아버지의 빡빡머리 학창시절 모습, 마라톤에 참가하셨던 사진, 이모들과 같이 찍은 사진, 어머니와 포즈 잡고 찍은 사진 등. 빡빡머리 사진은 나의 중학교 시절과 비슷해 웃음이 납니다. 내 백일 사진과 친구들과의 추억사진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내 삶을 사진으로 잘 남겨 주셨습니다. 잔칫상 앞에서 만년필을 잡고 있는 내 멋진 돌사진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버지와 같은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과 초등학교 졸업식, 왼 가슴에 손수건을 찬 일곱 살 내 사진을 보자 뭉클합니다. 아버지가 찍어주신 사진입니다. 그 사진을 보자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내가 세살 이었는데 그때 기억도 납니다.

 

▲ 아버지를 닮았다. 빡빡머리도 판박이다. 초등학교 졸업식 사진과 아버지의 고등학교 사진이다.     © 나관호

 

 

아버지는 늦둥이 아들을 데리고 여러 곳을 다니셨고, 사진도 많이 찍어 주셨습니다. 친구들을 만나실 때도 나를 꼭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내 위로 4형제를 잃고 나를 낳으셨으니, 일종의 늦둥이 아들을 낳았다는 자랑이셨습니다. 친구 분들도 나를 아들처럼 너무 사랑해 주셨고, 난 아버지 친구 모두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친구들을 다방에서 만나셨습니다. 다방에 들어서면 "아줌마, 나는 크리무 주세요"라고 내가 먼저 말했습니다. 커피 대신 크림을 가득 넣은 특수제작 메뉴는 내 것이었습니다. 다방은 웃음바다가 됐고, 한의사 아저씨는 돈을 주셨습니다. 어떤 아저씨는 여러 사탕과 과자, 껌이 가득한 '종합선물세트'를 사들고 오시곤 했습니다. 집에 돌아갈 때는 용돈과 선물이 넘쳐났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아버지가 나를 가르치는 인생 공부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과목은 동네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 과자와 사탕을 나누어 주게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직접 나누어 주는 법이 없었습니다. 내가 나누도록 하셨습니다. 외아들인 내가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도록 하신 아버지의 특별교육이었습니다. 육촌 주영이는 늘 나보다 많은 과자를 먹었습니다. 두 번째 과목은 받은 돈을 저금통에 저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순신장군 저금통은 동전보다 지폐가 많을 정도로 항상 배불렀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 존 웨인의 서부영화를 보면서 골목을 누비며 총싸움 놀이를 했습니다. 당시 권총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존 웨인이 말안장에 있던 장총을 꺼내 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장총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장총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퇴근시간에 아버지는 장총을 들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총을 사신 것이 아니라 철물점에 가서 직접 만들어 오신 것입니다. 이때의 기억은 내가 부모로서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알게 한 추억입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어느 날, 내가 축구공과 야구 글러브가 갖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가죽공과 가죽 글러브는 흔한 물건이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멀리까지 가셔서 공과 글러브, 방망이와 공까지 즉시 사오셨습니다. 아까워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더니, 아버지는 또 사줄 테니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없어졌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흔한 물건이 아니기에 누가 사용하는지 살펴봐야 했습니다.

 

▲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그리고 백일과 5살때, 나와 친구들과의 화목한 모습...아버지의 작품이다.   © 나관호

 

 

누렁이를 키우는 초등학교 5학년 상진이 형이 내 물건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내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눈썰미가 있어서 한번 본 것은 기억을 잘하는 나였기에 범인을 잡은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더니 "네가 본 것이 아니니, 네 것이라도 그냥 놔두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 앞마당에서 놀면서 기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렁이를 풀어놓는 바람에 누렁이에게 종아리를 물려 피가 운동화에 가득 흘려 내렸습니다.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알렸고 놀란 아버지는 나를 업고 병원으로 슈퍼맨처럼 달려가셨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시는 유일한 분으로 보였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아들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처럼 생각한 사람은 못 봤으니까. 지금도 개 물린 종아리 큰 상처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버지와의 추억입니다.

 

그때 아버지의 마음을 큰딸 예나가 출생 3달 만에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야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대신 입원했으면 했습니다. 어린 것의 팔에 링거가 꽂혀있는 것을 보면서 울었으니까요. 그나마 다른 아이들처럼 머리에 링거가 꽂히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핏줄을 못 찾아 머리에 꽂으려는 간호사와 내가 입씨름을 했습니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분이 오버랩 됩니다. ‘그분아버지 하나님이십니다. 육신의 아버지도 그렇게 헌신적이셨는데, 하나님 아버지야 말로 더더욱 나를 가장 잘 알고, 나의 모든 것을 채우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나도 딸들을 위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다 채워주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은 자녀인 우리를 향해 하나님 아버지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하시느니라” (요한14:16)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마태복음 7:7)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마태복음 7:11)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케 하사 네 청춘으로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시편 103:5)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민수기 6:24)

 

아버지와의 추억의 사진 속에서 그분를 발견합니다. 아버지를 떠올리니,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그분의 성품이 오버랩 되고, 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하나님 아버지우리 아버지그리고 의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인자하신 아버지가 나를 위해 헌신하시고, 가르치시고, 보호해 주신 그 마음을 보며 그분을 다시 마음속으로 그려 봅니다.

 

성경은 우리를 보호하시고 지켜주시는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네 대적들이 일어나 너를 치려하면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패하게 하시리니 그들이 한 길로 너를 치러 들어왔으나 네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하리라” (신명기 28:7)

 

여호와 그가 네 앞서 행하시며 너와 함께하사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니 너는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신명기 31:8)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찌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창세기 28:15)

 

네 하나님 여호와는 자비하신 하나님이심이라 그가 너를 버리지 아니하시며 너를 멸하지 아니하시며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잊지 아니하시리라”(신명기 4:31)

 

▲ 가족사진     © 나관호

 

 

내 속에 아버지가 존재합니다. 아니 판박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시원한 이마, 팔자걸음, 자식 사랑, 그림 솜씨도 닮았습니다. 아버지는 동양화를 잘 그리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식을 무인도에 혼자 사는 존재처럼 만들지 않으려는 가치관은 너무 닮았습니다. 난 아버지의 아들이니까요.

 

우리 딸들에게서도 나를 발견합니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그림을 잘 그리고 글도 잘 씁니다. 편집능력도 있습니다. 내가 기자와 편집장, 방송작가 생활을 했었는데, 아이들도 학교에서 'YEARBOOK' 편집장으로 당당히 활동했고, YEARBOOK 편집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여받기도 했습니다.

 

딸들과 중국 여행을 갔을 때 일입니다. 나는 베이징 거리를 걷다가 장애인과 어려운 할머니들을 만나면 작은 돈이라도 드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따라하면서 기뻐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둘째 예린이가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몇 년 전 아이티로 선교여행 다녀온 후기였습니다. 그때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려는데, 꼭 도와주고 싶은 아이와 할머니가 있었는데 남은 돈이 없어 도와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눈을 보며 울었다고 합니다. 아이티를 떠나 왔지만 몇 년 동안 그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귀한 마음이었다.

 

평소에 남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런 것이 어디서 오는 것이지 궁금했는데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아빠를 닮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섬기는 마음은 부모님이 나에게, 내가 딸들에게 물려준 좋은 마음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려운 사람을 잘 도와주는 삶을 사셨기 때문입니다. 지갑에 돈을 넣고 다니는 것은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섬기는 삶을 사신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아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두 분의 피가 내 속에 있습니다. 내 안에 아버지가 있고, 어머니가 살아계십니다. 그리고 딸아이들 안에 아빠인 내가 있습니다. 아버지를 닮은 나, 나를 닮은 딸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분과 우리 아버지와 나 그리고 우리 딸들에게로 흐르는 그분의 사랑과 도우심과 축복을 모두에게 나누기를 소원합니다.

 

 

/ 나관호 목사 (작가,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소장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치매환자 가족멘토/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 / 기독교윤리실천 200대 강사에 선정된 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전문가’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생각과 말을 디자인하면, 인생이 101% 바뀐다> 저자)



작가,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와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대표소장이다.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 교수, 치매환자가족 멘토로 봉사하고 있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를 운영자이며,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낸 기독교윤리실천 200대 강사에 선정된 '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다. 또한 '생각과 말'의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상처 받은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며,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기독신문 <뉴스제이>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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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4 [10:46]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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