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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0.21 [12:02]
용서 없이 미래 없다
김영식 목사(평통연대 운영위원, 낮은예수마을교회) 평화칼럼
 
김영식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성공회 대주교였던 데즈몬즈 투투 신부는 자신의 책, 용서 없이 미래 없다(1999)에서 용서하고 회개하고 서로 화해하는 일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로 인해 오랜 시간 백인들의 살인과 방화에 시달리며, 법적, 제도적 차별을 받아왔던 흑인들이 정작 흑백 연합 정부를 세운 이후로는 백인에 대한 보복과 복수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공동체의 평화를 이루어냈다.

이 모든 과정은 남아공의 과거 청산을 위해서 세워졌던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 투투 신부는 이 진실화해위원회의 의장이었다. 진정한 정의는 처벌이 아니라 공동체의 회복이라고 믿는 투투 신부는 진실화해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가해자의 진실한 고백과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있을 때, 용서와 사면을 베풀었다. 용서와 화해 없이는 남아공 공동체의 미래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피해자 가족들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

하지만 복수심을 품고 사는 사람들은 결국 가해자의 또 다른 피해자로 전락하게 될 뿐이며 과거가 주는 괴로움과 고통에 사로잡혀 과거의 노예가 되어 버리면 삶이 피폐해진다고 역설한다
. 분노가 아무리 당연하다 해도, 용서하지 않으면 파멸할 수밖에 없는데, 이유는 분노, 증오, 적개심, 원한, 복수심은 모두 죽음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온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용서이고 이것이 투투 신부가 믿는 복음의 확고한 교훈이자 경험이라고 일성한다.

 

남아공의 진실화해위원회 모델과 투투 신부의 용서와 화해에 대한 일성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한반도 분단을 극복하는 최종적인 결과가 바로 남과 북의 진정한 화해에 있기 때문이다. 평창 평화 올림픽을 시작으로 한반도는 적대와 갈등에서 대화와 평화의 패러다임으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다. 이번 달과 다음 달로 예정되어 있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획기적인 한반도 대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한반도 대 평화 시대를 맞을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이다. 여전히 우리 안에는 일부이지만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대상자로 인정할 수 없고 오로지 섬멸하고 없애야 할 주적이라고만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을 경험하고 전해야 할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서 북한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을 유감없이 표현하는 신앙의 자기분열적 낯 뜨거운 직설적인 언어를 듣게 되는 일은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남한의 기독교 시작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죽음의 상처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과 복수의 감정으로는 새로운 공동체 평화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평화는 관념의 언어가 아니라 상대가 있는 구체적인 몸부림의 언어이다.

남아공 모델에서 보듯이 상대방이 가해자라 할지라도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용서하고 화해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 평화이다. 상대방을 사탄이라고 규정해서는 평화를 이루어갈 수 없다. 평화의 시대는 오고 있는데, 그 평화를 거부하고 갈등과 미움, 복수심의 증오감정을 유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은 정말 비극이다.

이 땅 한반도를 73년 동안이나 억눌렀던 분단 체제는 곧 도덕적 파산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상대방을 제거하려는 폭력적인 복수심으로 이 낡은 한반도 분단체제를 떠받들 필요가 없다.

분단이라는 잘못된 폭력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땅의 사람들도 폭력적으로 돌변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들을 스스로 자각하며 성찰해야 한다
. 하나님은 그동안 고생한 우리 민족에게 평화의 시대를 주려고 하신다.

우리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 그 평화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용서와 화해, 치유의 길과 그 평화의 시대를 거부하고 미움과 증오, 갈등과 배척을 여전히 고집하는 길이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화해, 평화의 길로 우리를 부르고 계시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을 우리가 돕길 기대하고 계신다.

 

이 봄, 투투 신부의 책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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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1 [19:27]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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