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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7.19 [11:03]
교회협, 제주4.3사건 현장 방문
"한국 교회 참회와 사죄 담은 죄책고백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
 
김현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 이홍정 목사)는 지난 28일 제주도 고난주간 고난의 현장 방문을 진행했다.

▲ 이홍정 교회협 총무 등이 현의합장묘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뉴스파워

 

 

교회협은 지난 31415일 이틀간 일정으로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하는 제주4.3사건에 대한 기독교사적 이해를 도모하고 공유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한 바 있다.

 

이번 일정은 제주4.3사건과 관련하여 제주민이 한국교회에 기대하는 바를 경청하고 이를 한국교회의 선교과제로 받아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을 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남원읍 의귀리의 현의합장묘와 송령이골 무장대 무덤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교회협은 현의합장묘 4.3유족회는 이미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치거나 사과하지 않았지만 이제 그만 가해자들을 용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유족들이 보여준 화해의 의지와 뜻을 받들어 현의합장묘와 무장대 무덤에 동백나무 한 그루씩 식수하면서 한국사회의 화해와 상생을 위해 한국교회가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념식수식은 교회협, 제주NCC, 현의합장묘 4.3유족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이정훈 제주NCC 부회장의 사회로 이홍정 교회협 총무의 취지문 낭독, 고미연 제주YWCA회장의 성경봉독, 박영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총무의 기도, 인금란 교회협 여성위원장의 축도로 진행되었다.

 

오영준 현의합장묘 4.3유족회 회장과 양봉천 전회장이 현의합장묘의 의미를 설명했고, 김경훈 시인이 무장대 무덤의 의미를 소개했다.

 

유족회와 교회협은 무장대와 토벌대로 대표되는 4.3사건의 가해자와 그들에 의한 희생자 모두가 분단과 냉전이라는 구조적 모순의 피해자라는 인식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홍정 총무는 유족회가 먼저 가해자에게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면 교회협으로서도 4.3사건에 관심을 갖기에 더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유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양봉천 전 유족회장은 “4.3사건의 기억과 해결을 위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하면서 교회협이 이번 식수만으로 자기만족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홍정 총무는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 제주4.3평화재단과 협약식을 갖고 있는 교회협     © 뉴스파워

 

교회협과 제주NCC 대표단은 제주4.3평화공원으로 이동해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과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을 만나 환담을 갖고 4.3사건의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홍정 교회협 총무는 아직 한국교회 안에는 4.3사건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부족하며 가해사실에 대한 고백이 발표된 적이 없다.”이른 시일 안에 참회와 사죄의 뜻을 담은 죄책고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그동안 교회의 무관심과 일부 보수적인 교회의 발언으로 인해 유족들의 상처가 적지 않았고 기독교계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있었으나 오늘을 계기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고 한다.”며 교회협의 재방문을 환영했다.

 

양조훈 이사장 역시 그동안 기독교와의 거리가 있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렇게 기독교계에서 4.3사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제주4,3평화재단과 교회협은 화해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역사적 진실에 대한 이해의 심화확산분단과 냉전을 넘어 화해와 상생을 추구하는 평화교육국가 차원의 법적인도적 조치의 강구집단적정신적 외상증후군 치유를 위한 노력국내외 평화기행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체결 이후 교회협과 제주NCC 대표단은 4.3위령제단을 찾아 참배했다. 오상열 대한예수교장로회 사회봉사부 총무의 기도로 참배를 마친 대표단은 평화공원을 둘러보았다.

  

다음은 식수 취지문 전문.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해야 할 말이 참 많습니다. 그것은 분단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전쟁과 독재로 점철되었던 지난 역사 속에서 억눌리고 잊혔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모순 덩어리의 세상에서라도 어떻게든 살아야 해서 제쳐두었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3사건이 발생한지 70년이 지났습니다. 의귀국민학교의 비극도 69년이 지났습니다. 정부도 종교도 시민사회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지만 유독 시간만은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해왔습니다. 가슴에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이 차오르는 것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 곳 의귀마을에는 무고한 희생자 뿐 아니라 무장대원들도 모셔져 있습니다. 4.3사건 전체의 역사를 생각할 때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추모되고 있는 이곳은 특히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더욱 큰 책망으로 다가옵니다.

 

한국 기독교는 4.3사건에서 외면할 수 없는 죄과를 범했습니다. 물론 4.3사건의 본질은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지만 그 학살의 한가운데 당시 기독교의 대표적인 인물과 집단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것은 이제 가릴 수 없는 역사적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후에도 이러한 범죄를 고백하거나 사과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잣대로 4.3사건을 폄하해왔습니다. 우리는 이 곳 제주에서 반공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며 너무 많은 이들을 죽였고 수치스러운 행위들을 합리화하면서 오랫동안 유족들에게 차마 못할 짓을 해왔습니다.

 

국가와 이웃들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피해자들의 가슴에 분노가 일고 고통이 멈추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곳에서 분노와 고통을 이기는 위대한 사랑과 용기를 마주합니다. 뉘우침 없는 가해자들을 향해 먼저 용서를 건네는 유족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기독교인들이 2,000년이 넘게 추구해왔던 거룩함의 모범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유족들이 내밀어 주시는 용서의 손길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유족들이 전해 준 고결한 화해의 메시지를 값싸게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한국 기독교는 4.3의 치유와 화해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해사실을 고백하지도 못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는 4.3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유족들의 손을 덥석 잡기에는 우리 손은 여전히 희생자들의 피로 적셔져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4.3사건을 나의 역사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에 동참하겠습니다. 그리고 진실과 화해를 위하여 제주민들이 한국기독교에 기대하는 바를 경청하고 이를 선교과제로 삼겠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는 부끄러운 일이 되겠지만 자신의 죄에서 눈을 돌리고 이웃과 화해하지 못한 상태로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는 참람한 태도에는 비할 바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화해와 상생을 바라는 유족의 뜻을 따라, 그리고 4.3에 대한 책임적 자세를 확립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이 곳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우리의 다짐이 선한 결실을 맺어 분단과 냉전을 넘어 민족의 화해와 상생의 길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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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30 [14:2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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