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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2.19 [11:03]
루터가 건넌 고난의 강
소강석 목사의 목양 칼럼
 
소강석

 

지난 28CTS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루터를 우리 교회 단독으로 단체 관람하였습니다. 사실 CTS인터내셔널 회장인 주대준 장로님께서 저에게 여러 번 단체관람을 요청 하시는데 날짜가 안 맞았습니다. 약속해 놓은 날짜가 있었지만 제가 갑자기 다큐 촬영차 미국을 가게 되었고, 그러자 그 다음 주라도 관람해 달라 하는데 솔직히 부담이 되었습니다. 서울도 아닌 위성도시에서 교인들을 대형버스 10대나 동원한다는 것이 마음에 무거움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죠.

▲ 연극 '루터'     © 뉴스파워


연극을 관람하던 그날도 아침부터 서울에서 기독문화대상 시상식을 하고 오후에는 영곡봉사대상을 수상하는 등 하루 종일 바빴습니다. 저녁식사 후 관람석에 앉으니까 초반부에 졸음이 쏟아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애써도 내려앉는 눈꺼풀을 이길 수 없고, 피로가 천근만근인 상태에서 연극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루터와 루터 아버지가 대화하는 순간부터 정신을 차리고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루터가 용기 있고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닌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얼마나 소심하고 죄책감이 많고 겁도 많은 사람인지 루터의 인간적 양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절대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직하고 고지식한 원칙주의자이면서도 완벽주의에 가까울 정도로 소심하고 내적 갈등과 죄책감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하나님은 루터의 그런 약한 단점도 쓰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보면서 어느 순간부턴가 루터와 제가 동일시되는 것입니다. 루터의 고뇌가 나의 고뇌가 되고 루터의 개혁이 나의 개혁이 되는 것입니다. 루터는 전통과 제도, 우상과 물량주의에 찌그러져 있는 교회의 허물을 벗고 나와서 성경이 말하는 원형교회를 세우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쉽게 됩니까
? 수많은 겁박과 회유 앞에 흔들리고 갈등하는 루터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심지어는 아버지도 떠나고 주변사람들도 떠나고 하나님마저도 떠나버린 것처럼, 루터는 고통의 광야를 지나고 고뇌의 강을 건너게 됩니다. 그게 꼭 지나온 저의 모습처럼 동일시되고 오버랩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그 고뇌와 갈등 속에서 루터가 희생하고 헌신한 결과물이 오늘의 개혁교회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찌그러진 제도와 화석화된 낡은 틀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누리면서 말입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 우리가 진정한 삶의 자유와 평화를 누리기 위해 신앙생활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진정한 자유와 평강과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고뇌라는 강이 있습니다. 갈등과 고통의 광야가 있습니다. 이것을 안 지나고 쉬운 길로 가려고 어루만짐, 힐링, 위안, 위무 등만 찾아다닌다면 결코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현대교회가 힘이 없고 사회로부터 지탄 받는 교회가 된 것입니다. 먼저 성경이 말하는 원형교회를 세우고 공교회를 세우며 목회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믿음의 개혁입니다.

그래서 저도 지난 날 고독과 고통, 갈등의 광야가 있었습니다. 어찌 루터의 흉내라도 내겠습니까만 그래도 때때로 쓰러지지 않게 손잡아 주시고 동행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랑하는 성도들이 떠나지 않고 곁에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특별히 그 날 함께 공연을 관람한
400여명의 성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마 우리 성도들도 처음에는 교회와 담임목사 체면 때문에 억지로 돈을 내고 온 성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돌아갈 때는 정말 잘 왔다, 보람이 있다, 자유가 거저 주어지지 않는 것처럼, 진정한 신앙의 본질을 붙잡고 신앙생활 하기 위해서는 고통의 광야와 고뇌의 강을 건너는 희생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고 돌아갔을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깊은 밤, 나약한 수도사였지만 고뇌와 번민을 하면서 시대의 불의와 비진리에 맞서 항거해야 했던 루터의 인간적인 갈등과 연약함이 유달리 저의 심장을 아프게 합니다. 그는 결코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나약한 인간이요, 그러면서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경을 사랑하며 교회를 사랑하는 한 인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연극 루터는 큰 은혜가 되고 우리 모두의 가슴을 두드렸던 것이죠.

오늘 우리도 이 시대의 작은 루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루터들이 모여서 개혁과 세움을 위한 헌신의 손길을 펼쳐야 하겠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우는 밤이 찾아온다 할지라도 아침을 향한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고뇌의 강을 건넌 루터의 거친 숨결이 우리 가슴 속에 느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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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8 [15:39]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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