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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0.21 [15:02]
나가사키의 침묵
소강석 목사의 목양칼럼
 
소강석

 

 

저는 지난 주 총회 SCE수련회를 인도하기 위해 일본 나가사키에 다녀왔습니다.

 

나가사키는 일찍이 1500년대에 가톨릭 선교사들이 들어와서 비교적 선교가 잘 되었던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은 전통적인 가톨릭이라기보다는 좀 더 개혁적이고 복음적이라 할 수 있는 예수회 신부들이 선교를 했던 곳입니다.

▲ 영화 '사일런스'의 한 장면으로 일본의 순교자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 뉴스파워

 

 

1549년에서 1630년 사이에 나가사키에서만 약 100만 명이 세례를 받는 역사가 일어나면서 나가사키는 동방의 로마로 불릴 정도로 기독교가 부흥하였습니다. 그러자 1614년에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아예 금교령을 내리고 잔인한 핍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순교자가 로마 카타콤의 순교자보다도 더 많은 20~30만 명이나 될 정도로 거의 전멸시키다시피 엄청난 학살을 가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보면 26명의 성자를 기리는 성상들이 있고 박물관과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일정이 바빠서 기념관에 들리지 못했는데, 엔또의 침묵이라는 소설을 보면 그때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침묵이라는 소설은 일본에 처음으로 기독교가 들어가 박해받던 때의 이야기를 엮은 소설입니다.

 

그 책을 보면 말로 할 수 없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끝까지 지켜서 순교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믿음이 약해서 배교하는 사람들도 나옵니다. 이들을 지켜보면서 복음을 전파하러 온 선교사는 한없이 괴로워합니다.

 

박해자들은 썰물 때에 바닷가에 십자가를 세워놓고 거기에다 크리스천들을 매달아 놓습니다. 밀물 때가 되어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면 물에 잠겨서 몸부림치다가 죽도록 한 것입니다. 또는 저 뜨거운 광야에 십자가를 세워놓고 거기에 매달아 놓은 채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 몸부림치다가 말라 비틀어져 죽도록 잔인하게 박해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를 믿지 않고 부인하면 살려준다고 유혹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해 갔습니다. 이때 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었던 선교사는 너무나 답답해서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이여, 저들에게 능력을 나타내 주옵소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처럼, 다니엘처럼 저들을 구원하여 주옵소서.”하며 피땀 흘려 기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능력을 나타내지 않으셨고 저들을 구원하지 않으셨습니다.

▲  나가사키에서 열린 총회 SCE수련회에서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 뉴스파워

 

 

그러자 선교사는 하나님께 이렇게 항의합니다. “하나님이여! 왜 당신은 침묵만하고 계십니까그때 선교사에게 들려오는 뚜렷한 음성이 있었습니다. “나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침묵하실 때가 있습니다. 언제나 만사형통, 승승장구의 길로 인도하시던 하나님께서 전혀 우리의 고난과 고통을 돌아보시지 앓고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침묵만 하실 때가 있단 말입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에게도 있었었습니다. 하늘로도 버림받고 땅으로도 버림을 받고 어쩌면 저 한 마리의 애벌레나 구더기 한 마리가 막대기의 못에 찔려 꿈틀거리듯 예수님께서 참으로 저주스러운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 계실 때 하나님은 끝까지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끝까지 자기를 보내신 하나님을 신뢰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누구이신가를 알며 어떤 분이신가를 너무나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믿음도 하나님의 침묵이 시작될 때 그 진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SCE 청년들에게 우리가 지금 얼마나 안일하게 신앙생활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순교의 위대함과 영광성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현장에서 순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 침묵 가운데서 눈물로 기도하는 소강석 목사     © 뉴스파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침묵입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진짜 억울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우리의 억울함을 다 이야기해야 될 때도 있지만 침묵을 지켜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요즘 우리 한국교회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 정의와 개혁의 이름으로 말을 함부로 합니다. 저 역시도 지난 연말, 연초에 대외적으로 오해와 공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이 일하는 곳에는 반드시 오해나 비난을 받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런 가운데도 저는 분노하거나 격양된 표현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침묵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오해와 바쁜 현실이 지나고 나가사키에 가서 순교자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침묵했던 선교사와 순교자들을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침묵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우리는 나가사키의 침묵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저는 그 침묵을 우리 새에덴 성도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지난번에 화장품을 선물한 것처럼, 침묵을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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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28 [10:11]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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