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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2.24 [16:49]
누림과 흘려보냄
소강석 목사의 목양칼럼
 
소강석
▲ 새에덴교회 초기 세례식을 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 뉴스파워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가락동에서 목회 하던 시절, 분당에 있는 구미동 땅을 사려고 한창 전교인 특별새벽기도도 하고 건축헌금을 하는 운동도 했습니다. 그때 우리 교회의 한 권사님이 남편 장로님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가락동에 있는 집을 처분해 새에덴교회에 드리자는 것입니다.

 

당시 그 분들은 병원이 지방에 있었지만 서울에도 집이 있어서 거의 매주 서울로 올라와 우리 교회 협동장로로 섬기셨습니다. 그런데 장로님은 병원이 있는 지역 교회에 드리지 왜 새에덴교회에만 드리려고 하느냐면서 절대로 바치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 권사님은 금식을 하면서 눈물로 남편에게 애걸복걸하며 설득을 하였습니다. 너무 그러다보니 어떤 때는 실성한 사람처럼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장로님이 하도 괴로워서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를 몇 잔 마시고 얼굴이 불그스름한 상태로 그 지역의 목사님을 찾아갔습니다. 그 목사님은 그 지역에서 성자로 알려졌던 목사님입니다. 저도 그 분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모릅니다.

 

장로님이 그 목사님께 다짜고짜 여쭈었습니다. “도대체 소강석 목사가 어떤 사람입니까? 목사님이 소강석 목사를 잠시 지도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제 아내가 서울에 있는 집을 새에덴교회에 바치자고 저렇게 난린데, 만약 소목사가 크고 훌륭한 종이 될 것으로 확신하신다면 제가 바치겠습니다.”

 

그러자 그 목사님은 나는 소강석을 잘 모르요. 내가 잠시 지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라고 말씀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로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와서 절대로 바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다가 그 다음 날 당장 그 목사님이 자기 교회 장로님을 시켜서 병원에 심방을 다녀오게 한 것입니다. “장로님! 교회 문제로 갈등하지 말고, 우리 교회로 오세요. 우리 교회에 와서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해 보시죠. 우리 교회 도 건축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는지요. 아마도 제가 지금까지 받은 상처 가운데 가장 큰 상처였을 것입니다. 그 일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며칠 밤을 지새우고 눈물로 기도하며, 아니 식음을 전폐하며 하나님께 결사적인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주님이 저를 찾아오시고 가슴을 어루만지며 한없는 위로와 감동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 일을 이루시고 저를 더 붙잡아 주시겠다고 말이죠. 그 이후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그 장로님이 제 목회 역사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헌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려고 했던 땅을 사서 예배당도 짓게 되었지요.

 

세월이 흘러 그 목사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 목사님의 빈소에 찾아 갔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제가 하룻밤을 새우고 발인예배까지 참석했습니다.

저는 그때 그 목사님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독백으로 물어 봤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이 알아듣겠습니까? 그냥 제가 푸념 식으로 해 본 것이죠. “목사님 그때 왜 그러셨어요? 제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상처 받은 줄 아세요?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아세요.”

저도 모르게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제 목회는 더 반전이라도 하듯이 부흥하고 또 부흥을 하였습니다. 그 목사님의 자녀 중 한 분은 해외 선교사로 나가 있었습니다.

 

저는 자처해서 그 분을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선교사님은 이러한 사연을 전혀 모르죠. 그래서 한국에 들어오면 꼭 저를 찾아옵니다. 그때마다 저는 절대로 그냥 보내지 않고 특별선교비를 두둑하게 주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저에게 와서 아이들 학비가 없다고 도와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정말 그때는 재정적으로 가장 힘들 때였습니다. 그래도 주저하지 않고 학비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보내놓고 나니까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비 말고 여비까지 좀 줄 것을, 왜 내가 이렇게 쫀쫀하였는지...’

그래서 다시 계좌로 여비를 좀 더 보내준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 우리가 살다보면 상처라고 하는 독극물이 우리 안으로 흘러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그 독극물이 고여 들게 만들면 우리는 스스로 그 늪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죠.

그러나 아무리 지독한 상처의 강물이 흘러온다 할지라도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을 마음껏 누리며 그 상처의 독극물을 밖으로 흘려보내 버려야 정말 행복하고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를 주는 이에게 역설적으로 더 잘 해주고 선대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최재천 교수의 표현처럼 넘쳐야 흐를 수도 있는 거지요. 지금 제 앞에는 누림이라는 댐이 흘러넘치고 그 물은 강이 되어 바다로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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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21 [10:14]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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