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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1.19 [00:08]
사랑이 새겨져 있는 자리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목양칼럼
 
소강석

 

▲ 무등산 헐몬수양관에서 기도하는 소강석 목사     ©뉴스파워

오랜만에 무등산을 다녀왔습니다. 광신대에서 있었던 광주전남 목회자들의 체육대회 개회설교를 하기 위해 광주에 갔던 중 잠시 무등산을 찾은 것입니다. 무등산은 제게는 성지와 같습니다.

그곳은 두 기도원이 있는데
, 무등산제일기도원과 헐몬수양관입니다. 무등산제일기도원은 광주신학교 시절 초창기에 다녔던 곳이고 제가 거기서 기도하다가 정권사님을 처음으로 만나서 기도를 받은 곳입니다. 그리고 헐몬수양관은 그 이후로 다녔던 곳인데 제가 눈물로 도랑을 이룬 곳입니다. 한 마디로 헐몬수양관은 저의 청춘시절 헤아릴 수 없는 사연을 담아 놓고 있는 곳이며 눈물의 기도를 축적해 놓은 곳입니다. 누가 기도를 오래까지 하는가 하는 기도 싸움도 거기서 했고 주말에는 대부분 밤을 새워 눈물을 흘린 곳입니다. 특별히 명절 때 오갈데가 없어서 오로지 엎드려 기도를 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가난해서 울고 힘들어서 울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많이도 울었죠. 남들은 바위 위에 방석을 깔아 놓고 기도하였지만 저는 방석도 없었습니다. 그때는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기도의 꽃을 피웠습니다. 그들이 피워냈던 기도의 꽃은 좋은 땅에 잘 심겨져서 피워낸 고상한 들국화의 모습이기도 했고 장미와 백합, 수선화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시밭에 버려져 겨우 피어난 고독한 개망초 꽃과 같았죠.

특별히 백암교회를 개척할 때 쌓여진 눈 위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던 모습은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겨울인 동초와도 같았을 것입니다. 마침내 저와 동행한 장로님들과 함께 그토록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아냈던 기도의 자리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대해서 소상하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이곳은 정 권사님이 기도하셨던 곳이고 저쪽 떨어진 곳은 제가 기도했던 곳입니다. 또 정 권사님 바로 옆은 배영수 장로가 기도했던 곳인데 기도하다가 너무 추워서 모닥불을 피운 곳이 이곳이라고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기도하다 말고 불을 쬐고 있는 배영수가 용납이 안 되어서 나뭇가지를 꺾어 때리곤 했습니다. “왜 기도는 안하고 불만 쬐고 있냐고요. 그러면 그때 배영수가 하는 말, “전도사님, 너무 춥소. 춥단 말이요.” 그래도 저는 막무가내로 때렸는데 그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장로님들은 저와 정권사님이 기도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습니다. 저도 무릎을 꿇었습니다. 저의 첫 사랑이 머물러 있는 자리였습니다. 아니, 저의 사랑과 눈물자국이 새겨지고 또 새겨져 있던 자리였습니다. 무등산의 단풍들이 가을 햇살을 낚고 있었습니다. 그 단풍잎 아래서 땅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느끼고 누렸습니다.

그 때 그 시절 기도하던 자리에 무릎을 꿇자 가슴이 울렁거리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지치고 메말라 있는 가슴에 절로 사랑이 돋아나는 듯 했습니다. “, 이렇게도 행복할 수 있을까. 언제 큰 맘 먹고 와서 오래도록 앉아서 기도 할 수 없을지. 또 정권사님이 더 연로하시기 전에 이곳에 한 번 모셔와야 할 텐 데... 그리고 배영수장로도 데려와서 두 손 잡고 사과할 기회를 갖고 싶은데...” 죽을 때가 가까워서(?) 그런지 자꾸 이런 생각만 드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황홀하고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이미 저는 그때의 신학생 시절로 돌아가 있었기 때문이죠. 내려오는 길 에 보니 개망초꽃들이 석양 바람에 산들거렸습니다. 지금은 개망초꽃들도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처럼 버려진 꽃이 아니라 지금은 무등산의 가을을 더 화려하게 단장해 주고 매혹적일 정도로 미소의 향기를 내뿜어주고 있었 습니다. 생각해보니 청년시절 무등산은 제 인생의 여름을 어떻게 맞을까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무등산은 제 인생의 가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 날 밤, 무등산 기슭에 자리잡은 신양파크호텔에 서 긴긴 밤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곧 출판할 책 원고를 수정하고 보완하였습니다. 깊은 가을밤에 가슴깊이 주님의 사랑을 새기고 또 새기면서 말입니다. 이제는 무등산 기도바위에 새겨 놓았던 사랑의 자리를 제 가슴 속으로 옮겨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올 때마 다 제 가슴 속에 새겨져 있는 그때의 추억을 사명의 동력으로 삼고 풍요의 열매를 맺게 할 것입니다. 언제 제 영혼에 단풍이 물들지 모르지만 그럴수록 저는 하나님 앞에 소명의 불길을 더 태울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영혼의 붉은 단 풍이 떨어진다하더라도 저 무등산 아래 가지가 찢어지도록 열려 있는 감나무처럼 그렇게 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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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9 [16:2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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