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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0.23 [22:06]
벼룩이 가져다 준 생각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목양 칼럼
 
소강석

 

 

지지난 주에 에티오피아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그곳에 가서 여러 소년 소녀를 만났는데 그 중에 알람사하이라는 소녀를 만났습니다. 그 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에이즈로 죽고, 이 아이도 에이즈 보균환자였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죠. 그런데 5살 때 물을 길러 가다가 다쳤는데, 그 아이는 뼈가 강직성으로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다리도 펴지 못하고 고개도 거의 돌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제가 안아서 이동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 촬영도 하고 다큐 촬영도 하였습니다. 그 소녀가 저에게 유일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커피를 볶아서 끓여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커피가 들어 있는 통과 설탕이 들어 있는 통이 그렇게 더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커피잔을 씻는데 더러운 손과 구정물 같은 물로 씻는 것입니다. 깨끗한 물로 한번 헹궈야 할 텐데, 헹구지도 않고 그 잔에 커피를 따라주는 것입니다. 더구나 커피물도 100도로 끓이면 좋겠는데 끓지도 않는 물로 커피를 타고 그 지저 분한 설탕을 넣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솔직히 아주 찝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커피를 안 마시지만, 그 소녀의 사랑이 갸륵해서 저는 그냥 마셔 주었습니다. 아니 카메라 앞이라 마셔줘야 했지요. 그리고 나서 그 아이를 다시 보듬어다가 안에 눕혀 주고 왔습니다. 둘째 날 명성교회에서 세운 명성기독병원(MCM)으로 데려갔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진을 해 보니 완전히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심장도 문제가 있고 온 몸이 굳어가는 것이었습니다.

▲ 에디오피아를 방문해 강직성 병을 앓고 있는 에이이즈 보균자인 아이를 안고 있다.     © 소강석 목사

 

그러자 그 소녀가 더 측은하게 보이고 불쌍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 마음에 꺼림칙하게 생각했던 것을 뉘우치는 마음으로 병원에서 더 자상한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제가 직접 안아서 휠체어에 태우고 또 휠체어에서 병원 시트에 앉히고, 그리고 의사선생님과 함께 그 아이에게 간절히 안수기도를 해주었습니다. 아이도 감동을 받았는지, 눈동자 속에 희망의 빛을 비쳐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아이를 안아주면서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봤더니 그 아이의 몸에서 벼룩이 옮아왔던 것입니다. 첫날은 감지를 못했는 데 이튿날 더 많은 벼룩이 제 몸속에 들어와서 온 몸이 벼룩에 물렸습니다. 옷을 다 벗고 갈아입었지만, 갑자기 마음에 꺼림칙한 생각이 들어왔습니다. ‘혹시 벼룩을 통해서 에이즈가 옮진 않았을까?’ 귀국하자마자 우리 교회 의사 분들에게 물어봤 더니 그럴 확률은 0.1% 정도 밖에 안 된 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서울대병원에 물어봤더니 만에 하나를 위해서라도 조기검 진을 하자는 것입니다. 에이즈의 증상은 7, 8년 후에 나타나지만, 감염여부는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당장 피 검사를 하였습니다. 검사 후,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 목사가 에이즈가 걸리면 어떻게 되는가? 목사가 되어가지고 국가 질병관리본부에 에이즈 환자로 등록이 될텐데...’ 그런 생각으로 에티오피아에 동행했던 집사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내가 만약 에이즈에 감염 되었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요. 그랬더니 집사람이 난생 처음으로 이런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 입니다. 영적인 영역에서는 에이즈 감염이 불행이고 저주일 수 있지만, 목사님이 에티오피아에 가서 그런 아이들을 품어 주고 기도해주다가 벼룩을 통해 감염이 된 스토리가 언론에 보도되면 그것도 선교에 순기능이 되지 않을까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요즘엔 좋은 약이 개발되어서 바로 치료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집사람의 그 한 마디가 아주 저에게 위로가 됐습니다. 마침내 이틀 후 에 서울대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전화를 받았는데, 첫 마디가 이런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 잘 들으세요.” 그 순간 간이 콩알만 해졌습니다. “목사님, 아무리 그렇다고 벼룩을 통해서 에이즈에 감염이 됐겠습니까? 에이즈 아니라 어떤 균도 없습니다. 깨끗합니다.” 순간 머리끝까지 시원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나도 역시 연약한 인간이구나. 손양원 목사님과 일본의 가가와 선생님은 한센 환자의 고름까지 빨았다는데...’ 갑자기 제가 부끄럽고 못났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람사하이라 는 소녀에게도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0.1%의 가능성이 나에 게는 현실화되지 않아서 그저 감사할 뿐 이었습니다. 하긴 사명 다하는 날까지 하 나님이 지켜주심을 믿고 있었지만요. 많은 날 동안 작은 벼룩 몇 마리가 저에게 많은 당황함과 생각거리를 주었습니다. 벼룩 몇 마리가 저를 더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하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것 도 감사할 일이지요. 이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주신 성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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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01 [07:34]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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