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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0.19 [03:04]
가을꽃에게 지친 어깨를 기대다
소강석 목사(용인새에덴교회) 목양칼럼
 
소강석

 

▲ 곡성군,‘추억 낭만 사랑을 코스모스 꽃향기에 담아요’란 주제로 ‘제17회 석곡코스모스음악회’개최한다. (사진제공 = 곡성군)     ©뉴스파워

 

 

코스모스 향기가 코 끝 스치면 / 어느새 들녘엔 갈대꽃들이 피고 / 산 에는 그대 입술 같은 붉은 단풍 / 석양 노을 빛 비추는 가을길을 걷노라면 / 문득 곁에 있어준 그대 생각 / 내 마음의 나뭇잎이 떨어질 때까지 / 내 마음의 갈대들이 다 잠들 때까지 / 그대만을 헤아리겠어요 / 사랑은 가을처럼 / 그리움은 갈대처럼 / 오직 그대, 내 마음의 별이여 / 아무리 흔들어도 내 사랑 꺾지 않으리 / 비바람에 어쩔 수 없이 꺾인다 해도 / 그대 향한 촛불은 끄지 않겠어요 / 기나긴 가을빛 밤새워 노래하다가 / 그대와 함께 겨울을 맞고 싶네요내가 쓴 <가을연가>라는 시다.

가을은 노을처럼 사랑으로 붉게 물들고 갈대처럼 심연의 고독으로 흔들리는 계절이다. 나는 가을이면 두 가지를 하고 싶다. 하나는 산행이고 또 하나는 기차를 타는 것이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요즘은 기차에서조차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옛날 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국수도 먹고, 차창 너머로 가을 풍경도 보며 삶을 관조하는 멋이 있었다. 얼마 전 행사가 있어 오랜만에 경주행 KTX를 탔다.

예전과 같은 풍취와 정겨움은 없지만 그래도 기차에 오르는 일은 여전히 낭만적이고 설레는 일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녹초가 된 몸으로 기차에 몸을 싣자 그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몸이 피곤하니까 그저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출발할 때는 여유도 없이 질주하는 기차가 야속했었는데 말이다.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았다
.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지친 몸이 흔들릴 때 차창 밖의 코스모스도 흔들리며 피어나고 있었다. 내 눈길은 그 코스모스에 머물러 있었지만 열차는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이 목적지를 향해 속력을 낼 뿐이었다. 다른 꽃들을 미쳐 볼 새도 없이 열차는 또 달리고 달렸다. 그렇게 삶도 홱 지나가는 것 같았고 그럴수록 어깨는 돌덩어리가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 순간 눈이 침침한 와중에도 구름 저편이 나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구름들은 내게 이렇게 속삭이는 듯 했다. 코스모스가 흔들릴 때 네가 꽃을 피워야 한다고, 꽃들이 신음할수록 이제는 네가 꽃을 피울 차례라고, 잎새가 눕고 꽃이 질 때 기차도 멈출 것이므로 종착역에 멈추기 전 부지런히 피어야 한다고, 비록 흔들릴지라도 어깨가 짓눌릴지라도.

차창 너머로 피어난 눈부시면서도 서러운 꽃잎들을 보면서 몸은 지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그런 마음으로 이렇게 기도했다. “주여, 제 인생의 여정은 아직 가을 들녘을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가을에 그 풍요의 열매를 직접 거두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손으로 아름답게 영근 열매를 당신의 제단에 눈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그 열매를 거두고 나면 들녘의 풍요를 나르던 가인들의 노래도 멈 출 것이며 저문 광야에 찬 서리가 내리고 나면 홀연히 고요한 정적이 저의 삶을 덮어올 것입니다. 그리고 억새들의 하얀 머리털들이 바람에 부딪치며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저도 겨울의 강을 건너겠습니다. 저 순백의 설원을 지나 겨울 강 너머에 있는 황홀한 요단강을 건너 영원한 안식과 평온이 넘 치는 당신의 나라로 떠나겠습니다.

주님, 지금은 가을입니다. 이 가을에 더 풍요로운 열매를 거두게 하시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게 하소서.” 그렇다. 나만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꽃들도 흔들리며 피어나고 있었다. 가을 풍경속의 꽃과 나는 하나가 되었다. 그 가을꽃들에게 지친 어깨를 기대며 속삭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꽃들과 함께 꽃을 피우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리라. 비록 바람에 흔들리고 밤이슬에 차갑게 젖을지라도 묵묵히 꽃을 피우며 향기를 발하리라. 겨울이 되어 완전히 꽃이 지고 열차가 마지막 경적을 울리며 멈춰 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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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7 [10:2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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