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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0.23 [20:06]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다녀오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관람기
 
정희수
▲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 정희수


언제나 활기찬 홍대 뒷골목에는 작은 박물관이 하나 있다. 그곳은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이다. 주택가 언덕에서 코너를 돌면 검은 벽돌로 된 건물을 만난다. 담장도 건물 외벽도 모두 벽돌이다. 작은 규모지만 검은 벽돌의 외관에서 뿜어내는 포스가 만만치 않다.

 

▲ 통로 양 옆에 있는 소녀들이 걸어가는 그림     © 정희수


지난 주말 거센 비바람 속에서 열심히 걸어서 이곳에 도착했다.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그 이름만으로도 무언가 가슴이 찡하다. 입구의 여는 문은 무거웠다. 박영심 할머니의 일생이 담긴 입장권을 받았다. 1921년 평안남도 남포에서 태어난 박영심 할머니는 한 장의 흑백사진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전후의 폐허 속에 넋을 잃은 듯 보이는 세 여성과 맨 발의 임신부. 사진 속의 임신부가 바로 박영심 할머니이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의 구조는 특별하다. 건물의 구조를 최대로 활용하려는 듯 바깥 복도와 계단 옆의 벽 등을 모두 전시물로 채웠다. 물론 그러다보니 장소가 매우 협소하여 단체로 관람을 왔을 때는 불편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참 알차게 박물관을 꾸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관람하는 코스는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오는 식이다. 보통의 박물관 관람 코스(1층에서 2층으로 차례대로 올라가는 식)와 달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지하 1층에서는 제일 먼저 여정의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폭력과 차별의 벽을 뚫은 나비의 영상을 접한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가서 안내를 받고 나면 이런 복도 출입구가 나온다. 타닥탁닥 쿵~ 전쟁의 포화소리와 군홧발 소리가 들린다. 외부로 다시 나와 지하로 들어가는 좁은 통로이다. 이 때 통로에서는 당시 전쟁의 느낌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전쟁의 포성 소리를 들려줬다. 마침 내가 갔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어서 그 분위기가 더 숙연하게 느껴졌다.

 

▲ 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인 2층의 추모관이다     © 정희수


바닥에 펼쳐진 거친 돌길을 걸으며 피해자들이 겪어야했던 전쟁과 고통의 시기로 들어선다. 통로 양 옆에는 각각 소녀들이 걸어가는 그림과 현재 위안부 할머니들의 얼굴 현상을 본 뜬 부조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렇게 통로를 지나쳐 지하로 내려가면 그녀의 일생이라는 제목의 지하 전시관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티켓을 구입할 때 인연을 맺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터뷰 영상과 소녀의 사진들과 현재의 사진들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지하전시관으로 들어간다. 어둡고 좁은 공간을 통해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세상과의 단절, 역사의 무게감을 느껴본다. 온 몸이 떨리는 느낌을 받았다. 어둑한 공간이 마치 피해자들의 과거를 떠 올리게 한다. 피해자들이 절규하는 고통의 목소리가 사진과 함께 계단을 따라 벽 곳곳에서 메아리친다.

 

지하 전시관을 지나쳐 계단을 오를 땐 피해자들의 고통의 목소리가 담긴 문구를 벽에서 읽을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점은 밝은 공간이 가까워질수록 희망찬 문구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전시물의 위치를 구성할 때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큰 맥락의 서사적 구조까지 고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밝은 공간으로 나왔다. 역사관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힘겹게 싸워왔던 이야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본군문서와 관련 자료의 전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을 밝히고 있다. 일본군에 의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국가범죄로서의 ‘위안부’ 제도의 실체를 보여주며, 피해자들이 위안소에서 겪은 고통과 전후 상황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전시물과 영상을 통해 법정투쟁, 국제활동 등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인 2층의 추모관이다. 웅크리고 슬프고 아픈 내부 세계와 무심하게만 흘러가는 외부 세계를 연결시키는 공간이다. 할머니들의 시간과 일상의 시간이 여기서 포개진다. 여기서 울컥했다. 사진을 보니 또 울컥해지려고 그런다.

 

어떤 소녀는 버스정류장에 서 있다가 납치가 되어 위안부가 되기도 하고, 어떤 소녀는 일자리를 찾으러 갔다가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되어버렸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 말고도 1층에는 지금 이 시간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세계 여성들의 모습들을 전시해 놓았다. 그리고 야외에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 혹시나 싶어 내려가 봤는데, 이런 게 있었다. 놀랬다. 우리도 베트남에 가서 똑같이 했던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베트남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아~~ 그랬겠지. 우리가 일본에게 사죄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듯, 우리가 베트남에게 사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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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0 [21:09]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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