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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8.22 [02:04]
세상을 거꾸로 살아간 사람, 성 프랜시스
로마에서 풀어놓는 한평우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성 프랜시스 이야기
 
한평우

 

▲ 한평우 목사     ©뉴스파워

부활주일이 지난 월요일은 가톨릭 국가에서는 큰 명절이다이태리 사람들은 이날 고향의 가족을 찾기도 하고 또는 모두 야외로 나가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외국에 살다보면 이런 날이 제일 외롭게 느껴진다(Bar)나 마켓에서는 선물용 초코렛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대목을 치르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지만 우리네 같은 외국인들은 이날을 명절로 여기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생경하게 되고 이방인이 느끼는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게 된다변방인들이 견디어야 하는 고독이 이런 게 아닐 까 싶다.

 

우리는 이날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성 프랜시스가 죽기 전에 기도했던 곳을 탐방하기로 했다그곳움브리아로 가는 길 국도 양쪽으로 아카시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그 흐드러진 꽃을 보니문득 생각나는 것이 야아카시야 꿀 많이 생산 되겠구나 이었다그만큼 현대 물질주의가 목사의 마음을 지배함으로 아름다운 아카시아의 꽃들을 자본주의 개념으로 따지게 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성 프랜시스가 기도한 베르나(S.Verna) 산은 로마에서 약 270Km 떨어진 곳이다이 산은 해발 1200미터인데 정상이 아름다운 바위 계곡으로 이루어져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삽상해진다이런 곳을 어떻게 성 프랜시스가 찾아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1,222년 성 프랜시스가 죽기 2년 전에 제자 레오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그는 당시 하나님께 간절한 소원을 가지고 있었다하나는 주님께서 당하신 고난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었고또 하나는 죽기 전에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을 경험하고 싶었다

 

이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하면 힘 있는 자가 되고어떻게 하면 높아지게 될까에 목말라하고 전전긍긍하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성 프랜시스는 세상의 요구에 반대로 살아간 사람이다세상의 요구와는 전혀 다른 길을 말이다나는 목회를 하고 있기에 어떻게 하면 설교를 잘할 수 있을까어떻게 하면 많은 성도를 모이게 하는 목회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말이다그러나 그는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오로지 주님의 고난을 느껴보기 원했고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깨닫기를 소원했다.

 

그는 주님을 좇기로 작정한 후오직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그래서 두벌 옷을 지니지 말라는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천했고소유와는 담을 쌓는 청빈의 길을 고집했다고로 그는 자신이 소유한 작은 것일지라도 소유하지 못한 자를 만나게 될 때아낌없이 주는 삶을 추구했다.

 

현대적 무한 경쟁시대의 사고로 보면 정말 바보 같은 삶을 산 셈이다그는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의 관심과는 동떨어진 사고로 오직 청빈의 삶을 밀고 나갔다매일의 양식을 위해 탁발을 하였고 얻지 못할 때는 기쁨으로 굶었다고로 그는 자주 금식함으로 육체는 점점 쇠약하여졌으나 영혼은 한 없이 맑았고 또 은혜로 충만할 수 있었다.

 

 

먹는 것과 은혜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것 같다그는 아시시에서 이 곳까지 그 먼 길을 타박타박 걸어서 왔다아마도 한 주간 가까이 걸렸을 것이다우리는 산 정상까지 꼬불꼬불한 길을 멀미를 하면서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그가 맘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나귀를 빌려줄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말을 태워줄 사람도 있었기에 편하고 쉽게 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편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 정상에 올라 거대한 바위로 형성된 천연적인 동굴에 들어가기도 했다제자에게는 내가 부르기 전에는 절대로 건너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그의 기도는 금식하는 기도였다그는 금식을 밥 먹듯 했다고로 그의 육체는 온갖 질병으로 충만했다고 한다담석통풍위장장해거기다가 시력까지 거의 잃어버릴 정황에 있었다고 한다.

 

그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그 고난을 알게 하여 달라고 기도하던 중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고 한다구약의 여섯 날개를 가진 스랍이 나타났고그 때부터 예수님께서 고난당하신 대로 프랜시스의 육체 다섯 곳에는 스티그마가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오상이라고 칭함). 양손과 양발그리고 옆구리에 상처가 생겼고 그 상처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내렸다고 한다상처로 인한 고통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그는 죽는 순간까지 항상 수건으로 상처부위를 감고 다녀야 했다그는 평소 상처를 감추었기에 본 사람이 없었고 소문만 있었는데오상을 받을 때곁에 있던 제자 레오와 그의 장례를 담당했던 제자들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세세한 일에 대하여 우리는 주목할 필요는 없겠지 싶다다만 그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려고 전력을 다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이 시대 우리는 진리에 대한 지식의 자부심을 가진다그러나 실천하는 데는 아주 빈약하다그래서 이 시대 목회자의 말은(나부터)힘이 없다물론 영향력도 없고 말이다.

 

목사님의 글을 보니 우리나라의 여러 목사님들이 성 프랜시스의 삶을 본 받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그 중 한 분이 한경직 목사님이었다고 한다한경직 목사님이야 말로 삶에 있어서 거의 성자 같은 길을 걸어갔다고 한다이런 시대에 더욱 그리워지는 분이다.

 

그는 그 어려운 시절에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갔다유학을 하는 분들은 모름지기 석사를 하고 박사를 얻는 것이 로망이다박사라는 칭호는 목회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훈장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사님은 충분히 학위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학교 3년만 공부하고 귀국했다고 한다그것은 성 프랜시스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한다그리고 목회 하면서도 사례금을 어려운 성도들에게 봉투째 드림으로 당회에서 사모님께 따로 생활비를 지급할 정도였다고 한다그 뿐인가자식이 충분한 자격을 갖춘 목사인데도 교회를 물려주지 않았다.

 

한 가지 더 있다당시 많은 목회자들은 어릴 때 부모님이 점지해준 처녀와 결혼했다고 한다그런데 목회자들 중에 일본이나 미국으로 유학하고 보니 아내와는 지식적으로 너무 큰 갭이 있었다고 한다그래서 대부분 이혼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목사님은 배움이 없는 사모님과 평생을 해로하였고그것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어느 날 진지하게 고백했다고 한다영원한 천국을 소망하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는 말로는 천국을 언급하지만 삶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 프랜시스는 삶으로 천국이 있음을 친히 보여주었다그는 베르나 산에서 깊은 영적 체험을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218년 10월 3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아직 한참이나 젊은 나이인 44살에 말이다.

 

그는 밀밭에서 죽을 때 제자들에게 자신의 옷을 벗겨달라고 했다세상에 올 때처럼 빨간 몸뚱이로 가기를 소원했다아니 주님께서 입혀주시는 영원한 옷세마포 옷을 입기 원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입는 옷은 명품이라 해도 임시 가리개에 불과하언젠가는 벗어버려야 할 옷 말이다주님께서 입혀주시는 거룩한 세마포 옷그 옷만이 성도가 영원토록 입을 옷이요결코 벗지 않아도 되는 휘광이 찬란한 옷이다그렇다면 당신은 그 거룩한 옷입기를 진정 소망하고 있는가?

 

이태리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중 고등학교 아이들도 단체로 와서 성 프랜시스의 편린들을 더듬고 있다이 많은 무리들이 한 사람성 프랜시스를 생각하며 왔을 것이다그러나 진정 그의 삶의 길을 따르려는 자는 누굴까?

 

놀라운 것은 그는 세상을 거꾸로 살아간 사람이다그런데 이 시대 많은 지식으로 무장하고 영민하게 사는 수많은 사람들로 만원인 데도 참으로 본 받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그는 8백 년 전의 사람이지만 지금까지 참된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머릿속에 세상을 거꾸로 살았던 성프랜시스가 명징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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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25 [06:35]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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