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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08.17 [02:02]
인류는 결국 공간을 뛰어넘어 연결된다
로마에서 풀어놓는 한평우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이태리에 첫 조선인 코레아노
 
한평우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 먼 훗날 역사에 덧칠을 가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983,11,29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동양인의 모습을 그린 드로잉화가 경매사상 최고가인 324000파운드에 팔렸기 때문이다.그 것은 드로잉화로서는 역대 최고로 비싼 가격이었다.

▲ 바로크 미술의 대가 루벤스가 그린 조선인 얼굴의 사람     © 루벤스

 

 

그림을 그린 사람은 바로크 미술의 대가 루벤스(Peter Rubens1577-1640)이었기에 유명세를 타게 된 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점은 따로 있었다. 즉, 그것은 조선인의 형상을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루벤스는 바로크 화의 대가로 그림을 통해 가톨릭의 위상을 고양하기 위해 웅대한 스케일과 화려함을 접목시킨 사람이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자신이 믿는 종교를 드높이려고 시도한 정신은 높이 사야 할 것 같다. 우리는 과연 그런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루벤스는 역사적으로 1600년경에 로마를 방문했는데 그 때 드로잉화의 주인공을 만나 그를 스케치했지 싶다. 구라파에 볼 수 없는 낯선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스케치 한 도포를 입고 두건을 쓴 우리에게 친숙한 조선인의 형상! 400여년이 지나는 동안 그 그림을 본 수많은 사람들은 단순이 루벤스에 집중했지만 우리는 그림의 주인공에게 큰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루벤스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여 한 장의 드로잉화로 남긴 그림, 그 그림은 사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로 하여금 역사적 호기심으로 화답하게 만들었으니 한 장의 그림은 우리에게 놀라운 지정학적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머리에 두건을 쓰고 도포를 입고 맑은 눈으로 루벤스를 바라보는 형상, 그것은 어쩌면 임진왜란으로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어 미처 회복되기도 전에 재차 침략한 왜군들로 인해 포로로 잡혀 먼 이태리에까지 끌려온 청년이 이 모든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려는 눈매 같다.

 

그로 인해 이태리에 코레아노라는 성이 탄생되었을까? 이태리 남쪽 카탄자로(Catazaro)에서 약34Km 떨어진 알비(Albi)라는 마을은 코레아 성의 집성촌이다. 그 마을은 코레아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무려 200여명이 살고 있다. 그곳은 지형적으로 산이 많고 골이 깊어 우리의 시골과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다.

 

놀라운 것은 그들도 우리처럼 매운 것을 좋아해 맥주에 고춧가루를 넣어 마신다고 하니 과연 우리와 문화적으로 연관이 있는 걸까?

 

역사적 문헌에 의하면 이태리 민간인으로 최초로 세계를 일주한 사람이 있는데 그는 노예

무역상이요, 여행가인 프란체스코 카를레티(Francesco Carletti 1573-1636).

 

그는 아버지 안토니오(Antonio)와 함께 파나마와 멕시코,콜럼비아, 페루,인도와 필리핀,

그리고 중국을 거쳐, 15976월 일본 장기에 도착하여 이듬해 3월까지 그곳에 체류했다.

당시 그곳엔 정유재란(1597,일본의 이차 침략) 때 한국에서 포로로 잡아온 노예를 파는 시장이 형성되었었다.

 

그 시장에서는 보기에 딱한 정황이 연출되곤 했다.

사람을 팔고 사는 인신매매의 현장은 동정을 베풀지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애잔한눈빛들이

구경 온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리 사람들은 본래 인정이 많은 감성적 사람들로 그런 광경을 모른 체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종교적으로도 선을 베풀게될 때 연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간다는 어릴 때 배운 가톨릭의 종교 지식도 있고 --- 안토니오는 거기서 노예 다섯 사람을 샀다.

 

그는 노예들에게 영세를 받게 한 후 그들을 인도의 고아(Goa)까지 데리고 가서 네 명은 그곳에 풀어주고 한 사람 만을 데리고 본국 이탈리아로 갔다. 그를 피렌체로 데려가 공부를 시켰고 자신의 이름인 안토니오라는 이름과 코레아라는 성을 붙여주었고, 이태리 여인과 결혼까지 시켰다.

 

그 이후의 역사는 가려졌지만 코리아라는 성씨가 이태리에 존재하게 된 시작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싶다. 그 성이 무려 사백년 동안 이어오게 되었고, 그중에 일부는 미국과 캐나다로이주한 사람도 있다.

 

카를레티는 1708년 피렌체에서 세계 여행 경험담 (le sue esperienze di viaggio in dodici Ragionamento)을 책으로 출판했는데 그 내용 중에 코레아에 대하여 기록했다. 당시 조선은 극히 가난하고 무력했던 나라였다고 기록했다.

또한 코레아라는 나라가 자존심만 한없이 높았다고 삽입했고.

 

그래서 그런지 청년은 한국의 옷을 벗지 않고 고집스럽게 착용하는 모습을 통해 그의 고집 내지는 정체성을 엿 보게 된다.

 

일설에 의하면 코레아 성을 가진 사람들이 진짜 조선인의 후예인가를 조사했더니 그리스인의 후예요, 코레아라는 비슷한 성이 있다고 언급한 분도 있다. 그러나 그 논리도 하나의 가설에 불과할 뿐이지 싶다.

 

이병주 선생은 햇볕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 수만리 떨어진 이태리에 코레아에 대한 설화가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 싶다. 사실이면 더욱 즐겁겠고 말이다.

 

알비 마을의 두오모(Duomo) 성당 지하실에 묻혀있는 유골들에 대한 DNA를 조사하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그 주민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의 바닷가 마을의 지형과 무척 닮아 있는 알비 마을, 그 골짜기에서 멀리 시칠리 사이의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움을 삼켰던 코레아의 청년, 노예로 끌려와 평생을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한을 가지고 살아갔을 우리 조선인 선배, 그 조선인에 대한 그리움의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 좋을 듯싶다. 어차피 지구촌 모든 인류는 아담의 후예들이 아니겠는가!

 

어차피 인류는 공간을 뛰어넘어 연결된다.

그리고 피가 섞이게 되고, 그래서 원래로 돌아가는 존재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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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08 [07:4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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