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
교계뉴스문화/교육국제/NGO/언론파워인터뷰생활/건강오피니언연재정치/경제/사회한 줄 뉴스
전체기사보기
편집  2019.09.21 [09:02]
의견이 충돌될 때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20)
 
신평식
일상의 대화에서는 상대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그것은 상대의 주장 전부를 수용한다는 의미보다는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므로 관계유지에 도움이 되며, 그의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무나 거래관계에서의 협의나, 신앙이나 정치적인 문제 같이 주관이 뚜렷한 대화를 해야 할 때는 상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게 된다. 이렇듯 의견이 충돌할 때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좋을까?

A씨는 모 정당의 정책연구소 연구원이다. 그는 원래 대기업 경제연구소 출신으로 정치권 인사가 아니었으나 경제동향분석에서 그의 탁월한 능력 때문에 정당연구소 분석실로 스카우트 되었다. 그러나 정당연구소에서의 그의 생활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월간과 주간 동향보고 정도를 올리고 나면 별 일이 없다. 정당이라는 곳이 선거철에 집중되는 한철장사(?)와 같기 때문에 집중도와 긴장감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정당에 붙어있는 것은 집필할 시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A씨는 매번 보고서를 올릴 때마다 정치인 출신인 부소장과 마찰을 빚었다. A씨는 조사된 자료를 가급적 그대로 반영하려하지만 소장은 그것을 각색해 당내 정치와 연동하려하기 때문이었다. 소장은 소위 마사지를 통해 당권을 갖고 있는 편에 서서 그들의 구미에 맞는 자료를 만들기 원했다. 그러나 A씨는 그것이 오히려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얻지 못하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다.

보고서를 올릴 때마다 의견이 충돌 되자 부소장은 A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그게 문제야. 정당에 있으면서 정치 감각이 그렇게 둔하니 어떻게 밥 먹고 살겠어?”

A씨는 기분도 상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조사치는 정치 감각으로 조작할 일이 아니라 정확한 분석과 수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내가 어디 박 먹고 살 데가 없어 여기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장은 A씨가 참기 힘든 폭언을 했다.

“당신은 정치가 안 맞아. 그렇게 눈치가 없어서 어디다 써 먹겠어?”

인상이 험악해진 소장은 전체 연구원들과 함께하는 회의에서 들고 있던 보고서를 내팽개쳤다.

“이 바닥에서 머리만 믿고 덤비면 다 죽어. 감각이 있어야지. 정치 감각.”

A씨는 소장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으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러한 상황을 자초지종 설명하는 A씨의 눈빛이 쓸쓸해 보였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묻는 그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평소에 시간을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으니 잘 판단해서 결정하시지요.”

의견 다르다고 사람 잃어선 안 돼

A씨의 경우처럼 서로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조직에서 마음이 떠나버리는 것은 큰 손실이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면 함께하는 많은 일에서 성과를 거둘 수 없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실패는 의견이 달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의견의 차이 때문에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조직이라도 또, 아무리 능력 있는 리더라 하더라도 함께 하는 사람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그 사람을 놓치게 된다면 그가 하고 있는 일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면 견해가 다른 상대와의 대화에서 주의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도록 노력하라.

사람마다 갖고 있는 지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건에 대한 견해나 분석이 다를 수 있다. 그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그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많은 상황과 맞닥뜨리는 조직이라면 모든 대처방안에서 의견일치를 보기 어렵다. 그래서 사안별 의견차이로 다툴 것이 아니라, 큰 흐름, 즉 비전과 목표가 다르지 않다면 관대하게 상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물건을 팔아야 하는 판매회사들이 구성원들의 세미나를 자주 갖는 것은 제품에 대한 확신과 판매해야 하는 목표를 분명히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영업조직이 아니라, 기획이나 제조업이라 하더라도 구성원들은 스스로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분명히 알도록 하는 리더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업무에 대한 열정과 자발적 협력으로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지 못하고 당면한 일에만 매달리면 정작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결국은 고객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응대하는 직원들의 태도와 말 한마디로 그 회사의 제품을 판단함을 알아야 한다.

둘째, 다른 견해라도 경청하라.

대화에 있어 경청의 중요성은 너무나 많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란 쉽지 않다. 먼저 시간이 아깝고, 다음으로는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리더는 상대가 하는 말을 끊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마치 그것이 자기의 권한인 것처럼. 물론 여러 사람이 브레인스토밍 같이 아이디어를 모아가는 모임을 진행하는 리더라면 불필요한 내용의 발언을 걸러내야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1:1 대화에서 나와 같은 비전을 품고 있는 사람, 소위 내 편에 있는 사람이 다른 견해의 주장을 할 때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말을 끊는다거나, 그의 주장을 무시해버리면, 상대는 자신이 거부당했다고 생각해 마음에 상처를 입고, 나를 반대하는 입장에 설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끝까지 경청하면서 시간을 들여야 그 사람을 얻을 수 있다.

회의나 대화에서 상대의 말을 들어주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거나 채택되었을 때 거기에 자신의 의지를 담아 그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것은 마치 선거에서 내가 지지한 사람이 당선되었을 때 그의 성공을 지지하거나, 그를 계속해서 변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셋째, 설득하려고 노력하라.

대화는 상대의 감정과 맞부딪치는 경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가 상대를 평가한다. 내가 설령 리더이고, 갑이라 하더라도 나만 일방적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역시 나를 평가하면서 인격적으로 교감한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내 의견이 거부를 당했어도 그를 존중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는 내 의견이 받아들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웬지 기분이 좋지 경우가 있다. 그러기에 상대가 나와 의견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표정과 말투를 포함한 태도에서 성실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상대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생각을 바꿔 내게 동의해 주도록 설득해야 한다.

만일 상대가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고 무시한다면 당면한 과제에서 그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후에는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넷째, 퇴로를 열어두라.

어떤 주제를 가지고 대화할 때 시간을 두고 잘 준비된 내용이야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려도 후회가 없겠지만, 갑자기 대두된 문제를 급하게 결론내리면 대부분 아쉬움을 남긴다. 이 때문에 분위기나 시간에 쫓겨 현장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다음 기회에 더 이야기를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미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은 대화의 뒷문을 열어두는 방법으로 충분히 변경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배려이다. 회의에서도 이것은 유효하다. 의견이 충돌될 때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두면 나중에 재론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기 때문에 결론을 뒤로 미뤄 여지를 남기는 것이 좋다.

좋은 대화의 결론은 자의적으로 동의하는 합의여야 한다. 반대로 대화를 했는데, 어느 일방의 승리로 끝나게 되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킨다.

중국인들의 상술 가운데, “친구가 아니면 거래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어차피 모두가 친구일 수 없으므로 친구가 될 때까지는 상대를 살핀다는 말이다. 상업적 거래는 어차피 상대에게 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 그가 누구인가가 다르다. 그런데 친구에게 이익을 준다면 그것은 좋은 일 아니겠는가?

대화는 말싸움을 통해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생각과 의지를 알기 위함이다. 그러기에 그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여 그 마음을 얻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좋은 대화의 방법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상대를 적으로 만든다면 그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구글+
기사입력: 2013/10/01 [18:12]  최종편집: ⓒ newspower
 
관련기사목록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대화와 관심이 자살도 줄인다 신평식 2013/10/17/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의견이 충돌될 때 신평식 2013/10/01/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그곳에서도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 신평식 2013/08/30/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아부도 경쟁력이다? 신평식 2013/08/27/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감동을 느끼고, 그 감동을 전달하라 신평식 2013/08/16/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성공한 사람도 자녀 때문에 힘들어 해 신평식 2013/08/13/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묵비권을 행사하는 아들 신평식 2013/07/23/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좋은 기자는 좋은 질문을 준비한다 신평식 2013/07/19/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삼성, 폭언문화 바꿀 수 있을까 신평식 2013/07/09/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상대의 감정을 따라가라 신평식 2013/07/03/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정보공개사회의 역습 2 신평식 2013/06/26/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정보공개사회의 역습 1 신평식 2013/06/24/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마음에 간직할 말을 붙잡으라 신평식 2013/06/15/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열린 마음이 대화를 이끈다 신평식 2013/06/11/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우리 아이가 '우선관리대상’이라네요" 신평식 2013/06/10/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자살예보의 핵심은 ‘언어’다 신평식 2013/06/01/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비난 받을 수 있음을 알게 하라 신평식 2013/05/28/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갑을전쟁, 업신여김의 문제 신평식 2013/05/18/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엄마를 미친×이라고 부르는 아이 신평식 2013/05/10/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 폭력 언어, 습관인가 선택인가 신평식 2013/05/01/
뉴스
광고
인기기사 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후원 및 광고 만드는사람들기사제보기사검색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136-5) 본관 107호 TEL 02-391-4945~6| FAX 02-391-4947,
Copyright2003-2018뉴스파워. all right reserved. mail to newspower@newspower.co.kr 등록번호 서울 아 00122 등록일 2005.11.11 발행 및 편집인 김철영. 청소년보호책임자: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