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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9.16 [08:02]
정보공개사회의 역습 1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10)
 
신평식
미국 정보기관인 CIA의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정부가 개인 정보 수집을 위해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고 폭로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프리즘>은 개인의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물론 통화와 이메일 내역과 내용분석까지 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기사화되자 사람들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떠올리며 모든 정보를 소유하고 사람들을 통제하는 빅 브라더(Big Brother, 大兄)가 현실로 등장했다며 놀라워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 남쪽 사막지역에 NSA(National Security Agency, 미 국가 안보국)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70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인들의 전화 통화기록과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100년간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하여, 개인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가져올 가공할만한 위험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사적 영역의 감시와 정보 공개에 대한 문제는 조지 오웰이 1949년 6월 6일에 발표한 소설 <1984>에서 이미 예견한 바 있다. 이 소설은 전체주의 지배 시스템 속에서 윈스턴 스미스라는 개인이 저항하다 파멸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빅 브라더’라는 거대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를 묘사했다. 현재와 같은 컴퓨터가 등장하기도 전인 1949년에 이와 같은 상상이 가능했다는 것이 섬뜩하다.

공교롭게도 미 국가안보국이 비밀리에 시민 수백만 명의 통화기록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이 특종으로 보도한 날이 6월 6일이어서 사람들은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과 오웰이 그린 빅 브라더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검색엔진의 발달이 가져온 사적 영역의 감시

요즘을 보통 스마트세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모든 전자제품에 컴퓨터를 내장해서 사용자가 거리나 기기와 상관없이 상호 소통하며 자유롭게 조정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IT기술의 발달은 기계적인 면에서의 편리함은 물론 각각 독립적으로 가공된 정보를 원거리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최고의 검색엔진을 갖고 있는 <구글>은 이름이나 전화번호만으로도 웹상에 올라온 모든 사진이나 글은 물론, 직장이나 동호회 등에서 만들어 놓은 주소록과 직장 내의 활동정보까지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 때문에 최근에는 검색 기능을 제한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권한을 갖고 있는 누구(관리자 혹은 관리자의 권한을 가진 사람)라면 웹과 연결된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기록은 이미 공개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일반이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일상용품에까지 칩을 내장해 그 이동경로나 사용자 혹은 사용빈도를 알아볼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이상, 우리의 이동경로는 이미 추적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므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충분히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또한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싸이월드, 카카오톡 같은 SNS의 기록들은 한번 올려 진 이상 그 안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면 그 안에는 장소와 기기, 규격 같은 100여 가지의 정보가 함께 담기게 되며, 이것은 사용자가 자기 화면에서 지웠다 해도 웹상에서는 지워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수십 년이 지난 다음에도 그 사용자에게 해명을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미국이나 캐나다의 기업들은 직원을 채용할 때 응시자가 제출한 문서대신 그 사람에 관해 인터넷 상에서 검색을 진행하는데, 이것을 ‘구글링’이라고 부른다. 구글링(googling)은 유명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 따온 말로 ‘포털사이트로 정보 검색하기’라는 뜻의 보통명사가 되었다. 기업들은 구글링을 통해 응시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개인적인 취향은 물론 개인적 네트워크와 일어난 사건에 대한 응시자의 견해를 파악해 면접에 임하여 당락을 결정하고 있다.

구글링은 취재를 준비하는 기자들에게 있어서는 필수항목이 되었고, 유명 미드인 ‘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들이 처음 만나는 남자에 대하여 “그 남자 구글링 해봤어?”라는 대사가 나오면서 심지어 모르는 상대와 데이트에 나서는 젊은이들 사이에도 필수항목이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는 상대에 대하여 개인적 정보를 알기위해 구글링 하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상대에 관하여 그 개인정보까지 다 아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청년부에서 일어나는 해프닝

청년부 회원이 40여 명쯤 되는 중소교회에서 생긴 일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페이스북에 가입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남자는 사소한 일까지 많은 글과 사진을 올렸다. 어떤 그룹이든 그런 사람은 대개 있기 마련이다.

이 친구는 새로 가입한 회원과 함께 식사를 하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것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 가운데 새로운 친구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영화를 좋아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다른 회원들에게 흥미로운 관심사였다. 그러던 차에 이 새로운 친구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어떤 여자 회원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 말이 와전되어, 취향이라는 말로, 사귀고 싶다는 말로 발전하고, 그 다음에는 대시했다는 말로 확대되었다.

그런데 아직 공개 되지 않았지만, 이 새로 나온 친구는 자기와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의 권유로 이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는데, 필요이상의 관심과 말 한마디를 받아들이는 상대의 견해가 와전되면서 결국 이 새로 나온 친구는 교회를 떠나야 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상황을 되짚어보면 새로 나온 친구는 어떤 여자회원을 두고 ‘그 친구 참 예쁘던데.’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은 들은 사람은 그 말을 확대해석해 그 새로운 친구가 어떤 여자에게 마음이 있으며, 대시할 생각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런 경우는 비근한 예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자기 생각으로 해석해 글로 옮겨놓으면(이런 경우의 보도도 많지만) 사실에서 멀어진 정보가 되고,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정보사회는 사적영역의 감시를 강화했다

이러한 해프닝은 정보공개사회가 가져온 아주 작은 규모의 반격이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각각 개인에게 있어서는 너무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다.

정보가 공개되는 과정을 보면, 최초 정보를 입수한 사람이 잘못된 판단으로 정보를 가공하면, 그 정보는 오류를 가진 채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사람들에게 그릇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그러한 현상은 유명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염탐하는 글들에서 주로 나타나며, 이것이 언어폭력이 되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일까지 발생한다.

정보공개사회는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함께 사적영역이 드러나는 감시사회를 강화시켰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는 상대의 개인적 정보를 충분히 알고 마주하게 되는 편리함(?)에 이르렀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만일 상대를 잘 안다고 하는 지식이 가공되면서 잘못된 정보가 입력되었거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면 나는 상대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갖게 된다는 말이 된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날 때 내가 갖고 있는 정보가 잘못된 선입견일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나서 대화해보고, 그와 업무를 함께하면서 그의 인격과 능력, 정직함과 성실함 같은 계량할 수 없는 가치를 찾아가야 한다. 자칫 정보공개사회가 만들어놓은 가공된 이미지 때문에 잘못된 판단으로 인간관계와 주요 사업까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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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24 [22:51]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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