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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9.16 [08:02]
비난 받을 수 있음을 알게 하라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5
 
신평식
요즘은 아이돌의 꿈을 꾸는 청소년들이 많다. 여러 방송사에서 각각 진행하는 경언들도 있지만, 우후죽선처럼 피어난 기획사들도 나름대로 재능있는 어린 학생들을 찾아내 아이돌로 키우려고 공을 들인다. 그러다보니 그와 관련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들도 많을 뿐 아니라, 해당 청소년들이 겪는 고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언젠가 ‘연예인이 공인인가’ 하는 논란도 있었지만, 연예인이 된다는 것, 사람들 앞에 서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낸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인기를 먹고 살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TV 드라마나 각종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에 목을 걸고, 출연자의 인기에 목을 거는 서바이벌 현장이다. 단순하게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함으로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또 그것을 대가로 돈을 받는 낭만적인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올해 20세가 되는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인 P양의 이야기다. 여러 멤버들이 함께 어울려 무대에 오르므로 각각 개인의 책임은 다소 적을 법도 한데, 실상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경쟁 때문에 P양은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좋은 기획사 소속 가수로서 특별대우를 받으면서 생활하는 P양이지만, 그녀에 대한 팀내에서의 기여도와 호감도 같은 평가에서 번번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멤버들과 함께 방송출연을 해도 항상 뒤에서 병풍 노릇을 하고, 기업광고는 물론 공익광고에도 출연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습실에 조금 늦게 나타나자 기획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야, 넌 인기도 없으면서 이렇게 게으르기까지 하니 비호감이지.”

P양은 이 말을 가슴에 꽂혀 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었다.

P양의 아버지는 내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특별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단지 P양을 비롯한 가족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물었다.

“딸애가 예쁘지요?”

“당연하죠.”

“딸애가 노래를 잘하고, 인기를 얻어서는 아닌가요?”

“무슨 말인가요? 가수 안 해도 예뻐했어요.”

“그러면 그 딸애의 멤버 애들을 다 예뻐요?”

“아니죠. 우리 애 말고 내가 안 좋아하는 애도 있죠.”

“왜 안 좋아해요? 혹시 그 애가 딸을 괴롭힙니까?”

“아니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라서.”

“맞아요. 취향이에요.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해요. 딸애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게 아니라, 취향에 따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할 거라 생각 안 해요?”

“그렇긴 하지만, 우리 딸이 뭐가 잘못됐다고?”

“거 보세요? 딸애만 편을 드시잖아요?”

나는 그 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많은 말을 했다.


첫째, 나도 비난받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P양의 아버지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딸아이의 단점을 모르고 있다. 아버지는 딸이 예뻐만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은 P양을 예쁘게만 보지 않는다. 노래는 물론, 춤사위 같은 작은 행동까지 보면서 세밀하게 그녀의 단점을 말한다. 그리고 그의 외모에 대해서도 지나칠 만큼 간섭하며 평가한다.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는 자신의 취향에 기준을 맞춰 평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 그렇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라서 좋아한다. 그리고 좋아하면 모든 것에 관대해진다. 그것이 우리들이다. 반대로 내 취향이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좋아해도 나는 별로라고 생각하면서 흠결을 찾으려 한다. 내 취향이 아니라, 모두가 나와 같이 생각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P양의 아버지는 자기 딸을 어떤 이들은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비난하고 싫어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비난한다고 그들을 미워하지 말고, 나도 어떤 이들에게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이것은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왕따를 당할만한 단점이 있어서가 아님과 같은 원리다.

둘째,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인기인이라도 모든 사람에게 다 사랑만 받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그가 인기가 있기 때문에 싫어하기도 한다. 이 말은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사람들에게 비난 받을 수 있고, 거절당할 수 있는 것이다. 종교가 다르고, 지역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억양이 다르다고 적대시 당하는 경우가 세상에는 많다. 이것은 잘못된 차별이며, 범죄행위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꼭 있는 게 차별이다.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고 또 열심히 노력해도, 내가 하는 일에 무조건 시비를 걸고,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면서 나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거부와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거절당하는 상황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아도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나도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 인내해야 한다.

셋째, 나를 받아들여주는 사람에게로 가라.

나는 그 아버지에게 구체적으로 딸애가 취할 행동을 제시했다. 그것은 무대에서 노래할 때 거부하는 사람을 보지 말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노래하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을 앞에 두고 강연하는 사람들은 청중 전체를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들을 목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청중들과 호흡을 맞춘다. 그래야 차분하게 준비한 모든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중학교 교사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이분은 새 학기를 맞이해 학급에 들어가 강의하기가 겁난다고 했다. 지난 학기에 학교에서 있었던 사소란 사고 때문에 학생들이 두려워진 것이다. 학급에 들어가 아이들을 보면 마치 아이들이 자기의 태도와 수업내용에 시비를 걸고 달려들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나는 이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단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그 학급에 아는 학생들이 있는가 보십시오. 그리고 그 애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십시오. 수업에 들어가 출석을 부르면서 그 아는 애들과 눈을 맞추십시오. 그리고 수업할 때는 그 알고 있는 애들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수업을 진행하십시오.”

이렇게 한 조언은 성공을 거두었다. 학기 중간쯤 되었을 때 이 선생님은 활기차게 말했다.

“덕분에 수업 잘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편안합니다.”

대중 앞에 서는 가수도 마찬가지다. 모든 청중이 다 내 청중이 아니라, 내 노래를 기쁘게 들어주는 청중이 바로 내 청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들어주는 이들을 위해 노래한다는 심정으로 무대에 서야 한다. P양의 경우에도 자신을 비호감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이 거절당하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한 가지는 한 사람과 대화하든, 아니면 대중을 상대해서 말하든 간에 그 앞에서 상대를 존중해주는 자세다. 그 어떤 상대라도 내가 존중해주지 않으면 나를 존중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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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5/28 [10:11]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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