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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1.18 [05:02]
"이대로 가면 일본 교회는 죽는다"
교포 2세 손제현 일본크리스챤신문사 서울지국장 인터뷰
 
김철영
왜, 일본은 개신교 역사가 150년이나 됐는데 복음화율은 0.3퍼센트에 머물러 있을까. 일본 크리스천들은 한국 교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재일교포들은 복음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을까. 한국 선교사들은 일본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 일본크리스챤신문사 손제현 서울지국장     © 뉴스파워
교포 2세로 42년 역사의 일본 크리스챤신문사(회장 타고 모토요시) 기자로 18년째 활동하면서 지난해 10월 서울지국장으로 부임한 손제현 기자와 부인 윤일순 씨를 만났다. 손 기자와는 몇 차례 만남을 가진 적이 있는데, 이번에 공식적인 인터뷰를 했다.
 
"한국에서 와서 살면서 조국 동포들이 재일동포사회에 대한 아무런 인식이 없다는 데 놀랐다. 재일동포들은 조국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많은 것에 비하면 조국 동포들의 이런 태도는 놀라울 정도다."
 
손제현 국장의 말에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짙게 묻어났다. 그만큼 일본에서 재일교포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권희로 씨를 재일동포 2세들의 대표적 인물로 평가했다.
 
"죠센징, 죠센징 하며 놀림과 차별을 받으면서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도 어렵고, 일본 역사만 배우기 때문에 조국에 대한 올바른 의식도 가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2세들까지는 조국에서 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일 교포들은 조국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지 못한다고 했다. 문화적 차이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 때문이다. 손 국장은 한국인들이 과거에 대한 역사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 등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손제현 국장은 서른 다섯에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셋째 아들이 태어났는데, 심장병진단을 받았다. 출산 후 퇴원하던 날, 의사는 아이가 일주일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국장 부부는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웠다. 아이 문제로 부부 갈등도 심했다. 무엇보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었다. 아이는 1년 반을 그들 곁에 있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 일로 부부 사이는 절망 상태로 빠져들었다. 급기야는 이혼 직전까지 갔다. 부인 윤씨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
 
"인생이 이렇게 무너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한번은 술에 취해 아파트로 오는데 베란다에 서 있던 집사람이 갑자기 보이지 않은 거였다. 깜짝 놀라 달려갔더니 베란다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저 사람이 나랑 결혼해서 인생이 저렇게 끝나는구나' 라는 생각에 처음으로 집사람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교토에 사는 손 국장의 처형이 이들 부부에게 교회를 나갈 것을 권유했다. 책, 테이프, cd를 보내줬다. 부부는 교회에 출석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 손제현 지국장과 부인 윤일순 씨     © 뉴스파워
 손 국장의 첫째 아들 재린 씨는 의대를 졸업하고 오사카에 있는 한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울 밟고 있다. 둘째는 미국 버클리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 지원한 상태다.
 
대학생 때 문학을 전공한 손제현 국장은 재일동포단체인 <조선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조선장학회>는 일제시대 때 설립한 장학회로 남북 분단 이후에도 민단과 조총련 인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운영해오고 있다.
 
손제현 국장은 후배들에게 민족성을 심어주기 위해 그 단체에서 12년을 일했다. 민족 차별을 철폐하라고 일본에 요구했고, 잡지를 발행하고, 캠프를 여는 등 교육사업을 했다. 특히 후배들에게 본명으로 당당하게 살라고 교육했다.
 
"제 자신이 일본의 재일교포의 차별에 반대를 했는데, 정작 제 자신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아들을 차별했던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교회에 출석하면서 차별은 죄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속에 있는 차별이 죄라는 것을 알고 회개했다. "
 
교회에 출석한 이후로 손 국장은 기독교출판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담임목사에게 기독교 출판사를 소개해 줄 것을 부탁했고, 생명의말씀사를 소개받아 일을 하기 시작했다. 생명의말씀사는 일본 크리스챤신문사를 운영하고 있다. 손 국장은 크리스챤신문사 기자로 자리를 옮겨 동경에서 근무하다가, 오사카지사에서 일했다.
 
기자의 눈에 비친 일본 교회의 모습은 어떠할까.
 
"재일동포가 60만 명인데, 일본 크리스천 인구가 50~60만 명이다. 일본 크리스천은 사회에서 배제 당한 느낌이다. 자기의 믿음을 갖고 일본 사회 속에서 지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손 국장은 일본 크리스천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비신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크리스천 안에도 과거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다. 여전히 한국인에 대한 차별의식을 갖고 있다."
▲ 천황제가 일본 교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크다.     © 뉴스파워
손 국장은 일본 천황제가 일본 크리스천들의 신앙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인들은 천황제를 좋아한다. 그래서 천황제를 폐지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성경적으로 보면 크리스천들은 천황제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본의 선조 크리스천들은 천황제와 타협해버렸다."
 
손 국장은 천황제와 타협했기 때문에 일본 크리스천들의 신앙생활이 믿는 것과 실제 생활이 멀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이 대동아전쟁을 벌일 때 일본 교회 목회자들이 신사참배를 설득한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천황의 이름으로 아시아를 해방시키겠다며 전쟁을 했고,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일제시대 때는 일본 목사들이 한국에 와서 크리스천들에게 신사참배를 하도록 설득했다. 그런 일본 교회가 과거 역사를 회개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
 
천황제도를 중심으로 한 일본문화를 깨뜨려야 일본 교회도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일본문화에 대한 교만한 마음, 아시아 제일이라는 우월주의에 빠져 살기 때문에 복음 전도가 힘들다는 것이다.
 
"모든 종교와 문화 위에 천황제를 두고 있는 일본 문화를 하나님의 가치관으로 바꿔야 한다. 일본인들은 천황제의 영향으로 800만 신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유일하신 하나님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신들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일본 교회는 죽는다."
 
보통 일본에는 800만 잡신이 있다고 말한다. 정말 800만 잡신이 있는것일까. "실제로 800만 신들이 있다는 것보다는 어느 책에 기록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신이 된다고 하고, 조상 숭배 사상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것이다."
 
손 국장은 많은 신들 중 하나로 하나님을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인식 때문에 전도가 잘 되지 않고, 전도를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일본 교회 신자들은 부부사이나, 자녀들에게도 전도를 하지 않는다. 종교는 자유로 선택하는 데, 왜 굳이 전도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교사들과 한국 선교팀들이 적극적으로 전도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화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들에게 일본식을 따르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손 국장은 이어 "아무리 해도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이지, 일본 사람이 못된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이 한국인들을 경계하기 때문에 언론에 소개되는 것보다는 조용하게 전도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이제 한국에서 반년의 시간을 보낸 손제현 국장의 눈에 비친 한국 교회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 교회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복음의 열정이 있다. 이것이 한국 교회를 성장시킨 생명력이다. 또한 한국 경제를 발전시킨 힘이다. 일본 교회가 한국 교회의 이런 마인드와 열정을 본받아야 한다."
▲ 손제현 국장은 서울지국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일본 젊은이들을 한국에 많이 초청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 교회를 배우게 한다는 생각에서다.     ©뉴스파워
 
손제현 국장은 서울지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가능하면 일본인 교회 젊은이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한국 교회의 복음의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 여름에는 인천 계산중앙교회에 30명의 일본 청소년들을 초청해 수련회를 갖고, 한국 교회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한국 교회가 일본 선교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갖고 사역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일본 선교세미나를 개최한다. 5월 10일 오후에는 다카키 다마코 목사를 초청해 jasta 사무실에서 일본 사람들을 전도하는 방법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5월 15일에는 호리코 시노부치 목사를 초청해 일본 선교의 네 가지 장벽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듣는다.
 
손 국장은 재일동포에 대한 한국 교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재일 교포들을 전도하려고 하면 잘 안 된다. 일본에서 차별 받고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나님이 살아 계시면 내가 이렇게 살게 하겠나' 라고 말한다. 그들을 전도하는 일은 한국 교회의 몫이다."
 
지난 1~2년 사이에 일본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들, 그것도 탁월하게 사역을 한다고 알려진 선교사들이 일반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큰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 일로 한국 교회에서 영향력이 큰 목회자가 사과 성명을 낼 정도였다. 그럴 때마다 전도의 문이 닫히고, 한국인 선교사들은 위축되고, 입지도 줄어든다.
 
 이와 관련 손제현 국장은 "안타깝다. 일본에서는 열정만으로는 선교가 안된다."며 전략적 선교를 강조하는 한편 그 자신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일본 선교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손제현 국장 부부는 이 해답을 찾기 위해 이틀간 경남 거제 열린문선교센터를 다녀왔고, 오전에는 재일교포를 만났다. 14일 오후 뉴스파워와 인터뷰를 마친 후에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종로 5가 기독교회관에서 열리는 일본 선교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의 활약을 기대한다.

*일본 선교 관련 취재 도움 및  문의: 손제현 지국장 010-455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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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4/14 [23:0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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