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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06.28 [12:03]
포기의 미학
승리하는 직장사역
 
원용일

직장인을 위한 <일하는 제자들>이라는 잡지에서 본 이야기다. 회사에서 일하며 평소 전도하려던 선배 언니와 성경 공부를 하기로 한 자매가 있었다. 그즈음 승진 발표가 났다. 누구나 그 선배 언니가 승진을 하게 될 줄 알았지만 이 자매가 덜컥(?) 승진을 하였다.

자매는 승진이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사장님을 찾아가 승진을 물려 달라고 졸랐다. 물론 회사에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서 돌아왔으나 선배 언니와 껄끄러운 관계가 되어 성경 공부도 못할 생각을 하니 고민이 깊었다.

다시 사장님을 찾아간 자매는 승진은 하되 자신이 맡을 직책(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선배 언니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직원들간의 인화나 그 자매의 진심을 고려한 사장님은 그 결정을 수용했고, 그 자매는 계속해서 선배 언니와 성경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직장’을 일하는 곳만이 아닌 사역의 현장으로 여기는 크리스천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일본의 크리스천 작가인 미우라 아야꼬도 이런 포기의 미학을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사직하고 결핵으로 13년간이나 투병했다. 요양소에서 하나님을 만난 미우라 아야꼬는 1959년에 기독교 잡지 <무화과>를 통해 알게 된 미우라 미쓰요 씨와 결혼한 후 생계를 위해 동네에 작은 가게를 열었다.

기대보다 장사가 잘 되어 장사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몇 개월 후 길 건너에 또 다른 가게가 생겼다. 그러나 그 가게는 손님이 적고 미우라 씨 가게만 잘 되었다.

어느 날 남편 미우라 씨가 그 집을 좀 도와주자고 제안을 했다. 물건을 덜 가져다 놓으면 손님들이 그 집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펄쩍 뛰었으나 아야꼬는 결국 남편의 말에 수긍했다. 그랬더니 장사가 뜸해지면서 글 쓸 여유가 생겼고, 1964년 아사히신문사에서 주최한 1천만 엔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작품을 낼 수 있었다.

그때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미우라 아야꼬를 문단에 데뷔시킨 작품이 바로 <빙점>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게 하는 ‘경쟁’을 포기한 미우라 씨 가게는 비즈니스 원칙은 지키지 않았지만 크리스천다운, 멋진 포기의 미학을 보여 준 것이다.

세상은 포기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비난한다. 쟁취하지 못하는 사람을 도태된 자로 낙인찍는다. 그래서인지 크리스천들 중에도 신앙 따로, 그리고 일은 또 다른 방법으로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도대체 크리스천의 비즈니스 방법,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포기만이 크리스천 직장인의 비즈니스 원리라고 하면 무모하지만 크리스천다운 포기는 지혜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이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시는 귀한 기회도 선물로 얻을 수 있다.

원용일·직장사역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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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29 [13:51]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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