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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8.16 [04:01]
[김경열 박사 칼럼] 굿바이, 아프리카...
김경열 박사
 
김경열
▲ 김경열 박사     ©

오래전 글들을 읽다가 선교사로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냈었던 아프리카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도행전 20장에서 바울이 에베소 교회 장로들과 헤어지는 장면은 참 감동적이다. 에베소 교인들은 3년간 밤낮으로 모든 눈물과 겸손함으로 목회하다 자신들의 곁을 떠나는 바울을 부둥켜안고 눈물바다를 이루며 슬퍼했다.

당시 10월이었던가... 사실 남아공, 아프리카 땅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후 매우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이별의 순간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었다. 정든 사람들과 여러 번의 이별 세리모니를 가졌던 순간들... 몇 번의 이별이 준 아픈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사람은 헤어질 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구나,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별을 아쉬워하고, 추억을 간직하며 울어주는 사람이 많다면 그 사람은 많은 사랑을 베풀었던 사람일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영원히 떠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나의 할 일을 다 마치고 하늘나라로 돌아갈 때,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많다면, 나는 인생을 잘 못 살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엄중히 판결하시겠지만 말이다.

 

10년 동안 남아공에서 살았다. 나의 조국,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 꾀나 깊이 자신을 돌아보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지금 이 땅에 무엇을 남기고 가는가? 나는 이 사람들에게 무엇이었는가?”였다.

물론 많은 아쉬움과 부끄러움, 후회마저도 있다. 선교사로서 더 열심히 선교할 걸, 더 열심히 일을 할 걸, 더 많이 땀을 흘리고 더 많이 사랑했어야 하는데... 그러나 제가 부끄럼 없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프리카 남아공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저의 아내 김선영 선교사는 유치원 사역에, 그리고 저는 아바라는 신학교 사역에 올인 했었다. 제가 가르친 학생들은 젊은 친구들도 있지만, 나이가 지긋이 든 흑인 목사님들도 꽤 많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저를 깍듯이 선생님이요, 교수로 모셔주었고, 또한 '닥터'라는 호칭으로 대해 주었다. 저 또한 그들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대해주었다.

 

저의 귀국 소식을 들었던 당시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제게 여러 편지를 보내왔다. 고마움과 아쉬움, 그리고 슬픔을 전해주었다. 떠나기 전날 하루 종일 밤늦은 시간 까지 학생들로부터 많은 쪽지와 메일이 날아왔다. 감사의 편지와 쪽지, 문자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제가 너무 게으르고 부끄러웠음에도, 내가 선교를 잘 못했던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저의 선교를 도우신 분들과 이 아프리카 땅에 남아 있을 한국인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픈 말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십시오..." 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노예로 잡혀가고 모든 것을 수탈당해 온 땅이다. 이 사람들은 근세 이후 한 번도 자신의 땅에서조차 주인 노릇을 해본 적이 없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 오로지 아프리카는 수탈과 학대, 그리고 억압의 땅이었을 뿐이다. 너무나 불쌍한 사람들이요, 한 많은 대륙이다.

때로 이 사람들이 정말 도저히 용서하기 어려울 때도 많지만, 원래 이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은 생각해보면 볼수록 아프리카는 마지막까지 저를 힘들게 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6개월이 되도록 비자를 받지 못한 상태였었다. 바로 다음날이 한국 행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만일 이대로 출국한다면 향후 10년간 남아공을 들어올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매년 ABBA에서 특강을 위해 남아공을 들어올 계획이었는데...

 

떠나기 하루 전... 이민국 입구에 서있었던 말단 직원은 싸늘하고 무례한 표정으로 '그냥 가~' 라고 말했다. 몇 번 실랑이를 벌였지만 허사였다. 지나가던 좀 더 높은 직위의 직원은더 무뚝뚝한 표정에다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표정을 가지고 애타는 마음을 속수무책이 되게 했는데 한참만에야 내일 아침 일찍 오면 비자를 주겠다고 했다.

 

떠나는 날, 극적으로 비자 문제가 해결됐다. 당시 상황을 전해 들었던 동역자들이 그 순간에 그 직원이 지나간 것이 문제가 해결된 이유였다며 바로 기적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었지만, 마지막 날까지 남아공 땅에서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일들로 마음고생을 했던 기억들도 이젠 추억 아닌 추억이 됐다.

 

사무치도록 정이 들었던 그 땅을 이렇게 떠나왔다니... 지금 아무렇지 않게 한국에서의 바쁜 여정에만 집중하고 살고 있다니... 생각해보면 볼수록 그 곳은 저와 저의 가족에겐 제 2의 고향이다. 보랏빛 자카란다 꽃으로 뒤덮인 남아공이 지금도 많이 그립다.

 

굿바이 아프리카~

진심으로 사랑했노라...



뉴스파워 광주 주재기자/ 전)전남도민일보 기자/ 전)전남매일신문 도시재생 칼럼니스트/ 의학박사(수료), 대체의학석사, 경영학석사/시인(광주문협/문학춘추)/ 현)조선간호대학교 겸임교수/ 전)조선대학교 초빙교수/ 현)광주복지재단 강사/ 2013 농촌봉사대상 개인 국무총리상/ 2017 자원봉사부분 단체 대통령상/ 2018 농촌봉사 단체 농축산식품부장관상 / 2013, 2014, 2015 전라남도 도지사 표창 /2014,2017 담양군 표창/ 2014 광주 동구 표창/ 2015 화순군 표창/ 2016 장흥군 표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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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25 [00:31]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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