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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6.18 [08:03]
설날 없는 시애틀의 설날
시애틀 이동근 장로(전 중앙일보 시애틀 편집국장)칼럼
 
이동근

 

▲ 한복을 입은 큰 아들 가정의 손주들     © 뉴스파워 이동근

 

“카톡, 카톡, 카톡” 한국에서 카톡들이 들어온다. “설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한국 가족들이 보내는 설날 카드들이다.

해마다 보내오는 한국 가족들의 사진과 내용들도 다르다. 몇 년 전 서울 큰 누님은 한복을 모두 입은 가족사진을 함께 보냈다. 딸만 3이었고 시집 못간 큰딸이 있어 걱정했던 누나인데 이젠 사위 3명이 있고 벌써 손주들이 5명이다. 색동저고리 한복을 입은 어린 손주들의 예쁘고 귀여운 모습뿐만 아니라 큰 누나와 매형의 너무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나의 입가에도 함박웃음이 꽃핀다.

한국에 있는 남동생은 올해에는 큰아들이 낳은 첫 딸 사진을 보내왔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아기여서 모두가 기뻐했는데 한복을 차려입은 손녀가 인형처럼 매우 예쁘다. 한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걱정이라는데 이처럼 새 생명이 태어난 것은 국가적으로도 경사인 셈이다.

특히 남동생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의 설날에는 5남 2녀 형제들이 이제는 각자 집에서 자녀손들과 함께 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은 우리 한민족 고유 명절인 설날. 한국에서는 4일 황금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고 미국으로 여행 오는 사람도 있지만 미국 이민생활에서는 설날도 없이 오늘도 쉬지 않고 일터에서 하루 매상을 걱정하며 일하는 한인들이 많다.

그러나 이처럼 한국에서 카톡으로 설날 소식을 보내오면 새삼 고향의 설날이 떠오른다. 어릴 적 설날은 새 옷을 입고 새 신을 신고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도 받는 즐거움이 있었다.

어린 우리들이 부모님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수무강 하세요” 하며 큰 절을 드리면 부모님은 세뱃돈을 주시고 “공부 잘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라”라고 덕담하시며 기뻐하셨다.

설날은 당시 큰 명절이어서 며칠 전부터 가슴 설레며 기다렸다. 어머니와 누나들은 막 방앗간에서 가져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긴 하얀 가래떡을 칼로 썰어서 떡국을 만드셨고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절편 떡과 과일 등으로 차례상이 푸짐했다.

아버지는 또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동네의 친지 어른들을 찾아가 세배를 드리도록 했다. 세배 후 우리는 동네에 나가 딱지치기, 구슬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를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놀았다. 어른들은 멍석 위에 윷놀이 판을 벌였고 예쁜 한복 차림의 누나들은 널뛰기를 했다.

그 후 대학과 직장으로 서울 생활에 바빴어도 설날이 되면 모든 가족들은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 전주에 모여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고향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기위해 며칠 전부터 줄을 서야 했지만 고향집 문을 열며 반기시던 어머님과 아버님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고 그립기만하다.

아름답고 정다웠던 고향의 설날은 34년 전 미국에 이민 온 후 사라졌다. 또 미국은 설날이 없어 평일처럼 일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이나 친지끼리도 함께 모이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설날이기에 타주에 계시는 장모님께 가 뵙지는 못하고 전화 인사로 대신했는데 미국 문화에 익숙하셨는지 그나마 기뻐하셨다. 특히 고맙게도 한 시간 거리에 살고 있는 큰 아들은 2살 아들과 1살 딸에게 한복을 입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세배하는 영상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왔다.

직접 와서 세배를 하지 못하고 세뱃돈을 건네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2세 자녀들이 미국에서도 설날을 잊지 않을 뿐만 아니라 3세 손주들에게 설날의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흐뭇했다.


시애틀과 벨뷰 통합 한국학교에서도 우리 2세, 3세 자녀들에게 설 문화와 설날 세배도 가르치고 행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여 미국 땅에 자랑스러운 한국 문화를 심어오고 있다.

▲ 눈이 온 시애틀 설날 손주들이 아빠가 끄는 썰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뉴스파워 이동근



현재 시애틀은 전날 눈이 많이 오고 영하의 추운 날씨로 도로가 빙판이 되어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모든 학교가 휴교중이며 대부분의 회사들과 업소들이 문을 닫아 설날인 5일 당일엔 꼼짝없이 집에 묶여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와같은 이민생활이지만 설날이 되니 새삼 정겹고 포근했던 고향의 설날로 달려가게 되고 카톡으로 한국의 형제들과도 사진까지 주고받으며 안부를 알 수 있으니 벌써 마음은 고향집 앞마당에 당도해진다.

특히 설날 들어오는 카톡 카드를 보면 다시 새해가 시작되니 복 많이 받으라는 문구들이다. 신년 새해 한 달 만에 보너스로 음력 새해가 다시 시작되었으니 새 희망과 새 용기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주의 일들을 감당하리라는 새로운 다짐을 다시 해 본다.

새해 들어 지난주일 첫 교회 대표기도에서 나는 새해에는 야베스 기도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복에 복을 더하시고 지경을 넓게 하시며 주의 손이 항상 함께 하시고 환난 근심 없게 하옵소서.”(대상4:10)라고 기도했다.

또 새해 들어 섬기는 우리 교회에서는 성경 통독 운동을 하고 있어 다시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하여 현재 신명기를 끝냈다.


“ 너희가 이 모든 법도를 듣고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지켜 네게 인애를 베푸실 것이라. 곧 너를 사랑하시고 복을 주사 너로 번성케 하시되 네게 주리라고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땅에서 네 소생에게 은혜를 베푸시며 네 토지 소산과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풍성케 하시고 네 소와 양을 번식케 하시리니. 네가 복을 받음이 만민보다 우승하여 너희 중의 남녀와 너희 짐승의 암수에 생육하지 못함이 없을 것이며 여호와께서 또 모든 질병을 네게서 멀리하사... ”(신7:12-15)


신명기 말씀처럼 음력으로 다시 시작한 새해에는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고 그 도를 행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 되길 바란다. 그러할 때 하나님께서 어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가운데 축복의 시내와 샘이 흐르게 하시고 나무와 꿀의 소산지가 되는 옥토를 허락하사 하나님을 찬송케 할 것으로 믿
는다.

 

 

■이동근: 뉴스파워 시애틀 본부장. 시애틀 뉴비전교회(담임 천우석 목사) 시무 장로. 전 중앙일보 시애틀지사 편집국장. 전 월간 신앙지 ‘새하늘 새땅’ 발행인

저서: 100명 신앙 간증집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사람들’ 상.하권, 서북미 여행가이드(2018), ‘아름다운 오리건’, ‘아름다운 워싱턴’, 칼럼모음집 ‘비, 눈, 바람 그리고 튤립’. 대한민국 국전, 일본 아사히신문 국제사진전, 홍콩, 한국 국제사진전 입선. 오리건주 오리거니안 신문 사진전 1위 입상. 미국 개인 사진전 개최. 이메일: nhne7000@gmail.com

 

 

 

 

 

 

 



이동근:시애틀 뉴비전교회(담임 천우석 목사) 시무 장로. 전 중앙일보 시애틀지사 편집국장. 전 월간 신앙지 ‘새하늘 새땅’ 발행인

지은 책: 100명 신앙 간증집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사람들’ 상.하권, 서북미 여행가이드(2018), ‘아름다운 오리건’, ‘아름다운 워싱턴’, 중앙일보 칼럼모음집 ‘비, 눈, 바람 그리고 튤립’. 대한민국 국전을 비롯 일본 아사히 신문국제 사진전, 홍콩, 한국 국제사진전 등 수많은 사진전에 입상, 입선했다. 또 오리건주 오리거니안 신문 사진전에서 1위, 3위를 했고 미국에서 개인 사진전도 개최했다.

이메일:nhne7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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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9 [08:26]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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