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뉴스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공학섭 순천만 칼럼]나무가 옷을 벗다
공학섭 목사(순천 대대교회 담임목사)
 
공학섭   기사입력  2022/11/23 [08:33]

 

 

정원에 여러 그루가 팽나무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정자 곁에서 구순하게 지내는 나무가 눈에 잘 띤다. 대략 50년쯤 되었을 것인데 500년 된 할아버지 팽나무 탓에 사람으로 치면 20대 싱둥한 청년취급을 받고 있다.

▲ 순천대대교회 정원에 있는 팽나무  © 공학섭 목사

 

두 주 전 파스텔 색채로 단풍 든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혼자 보기가 아까웠다. 그렇다고 오래 붙잡아 둘 수는 없는 법. 결국 잎사귀를 다 떨어뜨리고 나목이 되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애초부터 내가 나무에게 해준 것이 없었다. 수 만 개의 잎사귀 중에 하나라도 만들어 붙여준 일이 없다. 잎사귀가 다 떨어져도 왜 그러느냐고 묻거나 간섭할 권한이 내게는 없다.

 

나는 여름 내내 그늘을 누렸고, 흔들리는 바람을 보았다. 나무에서 놀던 새들을 공짜로 관람했다. 가을엔 예쁜 단풍을 바라보며 행복해 했었다. 아무런 대가를 치른 것 없이 많은 것을 누렸으니 그간 많이 감사했다고 말해줄 따름이다.

 

이제부터 내년 봄까지는 완전히 드러낸 나무의 몸매를 바라볼 것이다. 굵은 몸통에서 사방으로 뻗어있는 큰 가지와 실핏줄 같은 작은 가지들까지 속속히 보게 되었다. 겨울은 나무의 벗은 몸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적기다.

 

나무는 옷을 벗어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평소에도 알몸은 부끄럽다. 마지막 날은 더욱 그렇다. 불꽃같은 눈을 가지신 하나님 앞에서 벌거벗은 몸으로 서게 된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각 사람이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게 될 것이다.

▲ 순천 대대교회 정원에 있는 팽나무  © 뉴스파워

 

그날 생애 속에서 지은 온갖 죄악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 죄악은 크고 많아서 사우디 왕자 무하마드 빈살만의 전 재산으로 하루 동안 지은 죄도 가릴 수 없다. 왕이 입는 자색 옷으로도 죄를 감출 수 없다. 우리의 부끄러운 수치를 가릴만한 옷은 이 세상엔 없다.

 

그러면 소망은 없는가? 나의 허물을 완벽하게 가려주는 옷이 있다. 다름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마련해 주신 의의 옷이다. 그분이 주신 의의 옷을 입을 때 우리의 모든 죄를 다 덮을 수 있다.

 

▲ 순천 대대교회 정원에 있는 팽나무  © 공학섭



이 땅에 사는 동안에는 돈이 많은 사람이 행복한 자가 되지만 심판 날에는 죄가 가려진 자가 복이 있다. 다윗은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했다. 왕이 자리에 있음보다 죄 사함의 복이 크다고 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2/11/23 [08:33]   ⓒ newspower
 
광고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