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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활칼럼]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죄
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
 
공학섭   기사입력  2022/11/01 [19:37]

 

국가의 일차적인 책무는 백성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아무리 중요하고 다급한 일이 있다 해도 생명을 보존할 책임을 앞서지는 못한다. 그런 면에서 이태원 사건의 책임소재는 국가에 있고,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께 있다.

물론 대통령이 일으킨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악이란 나쁜 행위를 저지른 것만 아니라, 적극적인 예방을 하지 않음도 악이 된다. 유명한 <로베로 장군>이란 영화에서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들을 처형당할 때 저항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잡혀온 한 사나이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때 곁에 있던 다른 사형수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수많은 프랑스인들이 피를 흘리고 도시들이 파괴되었소. 그리고 지금 조국은 멸망 직전에 놓여 있소. 그런데도 당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단 말이오. 바로 당신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죽어야 할 이유요.”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나는 책임이 없을까? 나는 희생당한 젊은이들에게 아무런 해를 끼친 적이 없다. 청소년들에게 위험한 곳에 가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유흥가엔 기웃거리지 말라는 당부를 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건전한 시민정신과 건강한 인격을 쌓아주지 못했다. 눈에 보이는 즐거움만을 추구하려는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절제 능력을 갖추어주지 못했다. 그 책임이 내게 있다.

때가 악해서 나쁜 일만 안 해도 다행으로 여기는 시대다. 그러나 신자들은 적극적인 선을 행하지 못함을 슬퍼해야 한다. 바울은 도둑질 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 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고 했다.

이때 신자들은 내 탓이라는 심정으로 백성을 위로하고, 하늘이 무너진 아픔을 겪는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리면서 더욱 겸허해져야겠다. 선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음을 죄로 여기며,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주는 마음으로 국가애도기간을 맞이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여기까지다. 온 나라가 슬퍼해도 죽은 자가 살아나거나 유족들의 눈물이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구원자가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슬픔을 지셨다.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아픈 상처를 싸매실 수 있는 분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의 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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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1/01 [19:37]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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