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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신앙칼럼] 쌀 한 톨의 무게
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목사)
 
공학섭   기사입력  2022/10/07 [11:52]

 비록 나의 소유의 논은 아니지만 문전 가까이 있는 논이라서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달포 전 벼꽃이 피었었는데 이제는 추수를 해야 할 때가 임박했다. 벼의 낟알들이 단단히 여물어서 오롯하기 그지없다.

▲ 들녘     © 뉴스파워


우리가 익어가는 벼를 두고 흔히 쓰는 말이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이다. 벼가 익기 전엔 가벼우니 꼿꼿하게 서 있었는데, 이제 다 익었는지 드레지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요즘 사람들도 늙는다는 말 대신 익어간다는 말로 사용한다. 사람도 익어간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인격이 더욱 고상해 지고 성품도 고와져야 익어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늙을수록 허수롭고, 지질해진다.

▲ 벼이삭     © 뉴스파워



벼는 모내기 후 110일 정도의 성장기간을 거친 후 수확을 한다. 농부의 발걸음을 백번 들어야 하고 백 번의 손길을 거쳐야 수확한다는 말은 지어낸 말이 아니다. 금년엔 긴 가뭄과 투쟁을 벌이기도 했고, <힌남노>라는 강한 태풍과 맞서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맞았지만 끝까지 버텨주므로 알곡이 되었다.

우리 마을의 모든 벼들은 대 풍작을 이루었다. 농부는 가을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견뎌낸다. 수확하는 기쁨이 있기에 씨를 뿌릴 때 흘린 땀과 눈물을 닦을 수 있다. 아직 눈물 닦을 일이 하나 더 남았다. 다른 물가는 다 오르는데 쌀값만 오르지 않아서다.

쌀 한 톨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싱어 홍순관 님의<쌀 한 톨의 무게>란 노랫말 속에 쌀 한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내 손바닥에 올려놓고 무게를 잰다/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빛도 그 안에 스몄네/ 농부의 새벽도 그 안에 숨었네/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었네/ 쌀 한 톨의 무게는 평화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농부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세월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 쌀 한 톨 무게는 생명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

정치인 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농부다. 농부가 얼마나 귀하면 하나님께서 <나도 농부>라고 했겠는가. 농부이신 하나님께서 농부들의 상한 마음을 싸매주실 것이다. 별들의 수효를 세시는 하나님은 농부들의 땀방울, 눈물방울을 헤아려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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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0/07 [11:52]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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