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 영천 호국원- 경북 영천시 고경면 호국로 소재 © 뉴스 파워 정준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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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대구에 왔다. 천국에 계신 어머님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다행한 것은 총회장 때 닥친 폭풍 전야 소식을 듣기 전에 천국에 가셨다. 그마나 다행이다. 살아계셔서 그런저런 소리 귓전에 들리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는가?
어머니가 그리워진 것은 그분의 웃으시는 얼굴 모습과 눈물 흘리시며 드리는 기도의 모습과소리이다. 어머님은 모교회에 최고의 성경 다독자이시고, 성경퀴즈의 항상 우승자셨다. 목사님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드리려고 애를 쓰시고, 성도들에게 나누려는 자상함이 넘치셨다.
어머님의 철야 기도 생활은 집에서 주무시는 시간보다 많으셨다. 그 덕분인지 자녀들 가운데 2명이 목사, 2명이 장로, 선교사 및 신학해 복음을 전하는 며느리도 있다. 손자들 가운데 2명이 목사 및 목회자이다.
어머니의 기도가 그립다. 어머니의 기도 자양분을 먹고 싶다. 어머니는 가난한 시절, 동생 몰래 나의 밥그릇 밑어 계란을 넣어 주셨다. 내가 시름 아프면, 쇠고기 반근이라도 사서 밋있기 요리해 주셨다. 대구에 오니 어머님 기도소리가 그립다.
특히, 오늘 밤은 요한복음 17장 예수님의 대제사장의 기도문과 겟세마네 기도장면을 생각하나 더욱 어머님의 기도 모습과 기도 소리가 그립다. 예수님의 기도 내용과 피방울이 떨어지도록 기도한 주님의 모습과 여윈 모습으로 긴 겨울밥 이불을 뒤집어 쓰고 교회당에서 기도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교차 되어진다.
올리브 기름을 짜듯이 기도하신 예수님의 공생애 마지막 기도 모습이 어머니의 기도모습이었다. 통행 금지 시간 전에 교회에 마지막 버스를 타시고 가셔서 온 밤을 기도 가운데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토로하시고, 간구와 소원을 애청하시고, 새벽 기도를 드리고 핼쑥하고 목이 잠기고 쉰목소리 새벽 첫 버스를 타고 집에 오셔서 아침을 짓는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예수님의 최후의 기도 장소는 올리브 밭인 감람산이었다. 이곳이 그분께서 자상 생활 동안 마지막 기도를 올렸던 곳이다. 감람산 서편 기슭에 위치한 겟세마네Gethsemane) 동산이다(마26:36;막14:32). 감람산은 많은 감람나무 심겨져 있기에 유래된 지명이다.
감람나무의 열매에서 감람 유, 올리브 유를 얻는다. 짜는 순서 혹은 품질에 따라 성전 기름, 약용, 식용으로 쓰인다. 감람열매에서 기름을 얻기 위해서는 틀에 넣어서 짜야만 한다. “틀어 넣어 짠다”는 말이 바로 “겟세마네”이다.
예수님은 마지막 기도는 감람열매에서 기름을 짜듯이 처절할 정도로 기도하셨다. 어머니도 교회당에서 밤새 간곡히 기도하셨다. 주님의 그 기도로 오늘 자신이 구원백성으로 존재하게 되었고, 어머님의 그 눈물의 기도가 오늘의 내 영혼의 자양분이 되었다.
예수님께서 드리시신 기도가 얼마나 애절한 기도였는지, “천사가 하늘로부터 예수께 나타나 힘을 더하더라”라고 누가복음 22장 43절에 말씀하고 있다. 또한 44절에는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고 증거하고 있다.
어머니는 예수님의 기도 생활을 본받아 사셨고 아마 기도 생활 때문에 그 고난의 역경의 터널을 힘들지만 마침내 이겨내실 수 있었다. 평소에 병약하셨고, 믿음 없는 남편의 시집살이와 5남매를 키우시고 힘든 나날 속에 그녀가 흘리는 눈물, 외치는 기도 소리가 그분의 치료제가 되고 위로의 담요가 되었을 것이다.
대구 오니 어머님의 기도 모습과 기도 목소리가 그립니다. 또한 어머니의 기도의 빚은 너무나 많이 진 것 같다. 어머니에게 사랑이 빚뿐만 아니라 기도의 빚을 너무나 많이 진 못난 아들이다. 이제 내일 모레 14일간의 긴고 긴 격리시간이 풀리면 영천 국립 묘지에 있는 아버님과 함께 누어계신 묘지로 가야겠다. 그리고 실킨 울면서 기도의 빚을 억만분의 일이라고 갚는게 되리라고 이 밤 3분전 12시 자정에 생각해 본다.